국가대표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하고 있는 역도 국가대표 A 선수의 어머니가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안타깝고 분개한 심정을 토로했다.
A 선수 어머니는 1일 저녁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의 '억울' 항목에 올린 "성추행 의혹 역도대표선수 엄마입니다.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사건의 경위를 명명백백히 밝혔다. 특히 이 어머니는 "이제는 더이상 물러서지 않겠다. 설혹 딸이 운동을 그만 두는 한이 있더라도 오 감독이 있는 태릉선수촌 입촌을 거부한다. 향후 오 감독의 행동에 따라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오승우 역도 국가대표팀 총감독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한편 국가대표 A 선수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A 선수의 어머니는 오 감독의 기자회견을 보고 "이건 아니구나 싶어"글을 올리게 됐다며 "오 감독의 해명을 보고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음해 운운했다. 오감독을 음해해 우리 모녀에게 무슨 이익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라며 오 감독의 해명을 반박했다.
▲ A 선수 어머니가 올린 전문
선수 어머니로서 선수에게 피해가 갈까봐 되도록이면 나서지 않고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이 되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한발 물러서 있으려 했으나 오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이건 아니구나 싶어 어미로서의 심경을 고백합니다.
지난 6월 1일 서울서 딸을 만났을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습 도중 허리를 삐긋했는데 오전에 오 감독이 자기가 마사지를 하겟다고 하는 것을 여자 트레이너가 안된다 하여 여자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오후에 여자트레이너는 출장중이었고 기초운동만하여 마사지를 받을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오 감독이 불러 다시 마사지를 하자고 했답니다. 그리고 딸은 '오 감독님이 이상하다. 짜증나고 수치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평소에 오 감독이 제 딸아이를 이뻐한다는 말을 들은 저로서는 딸아이에게 '너를 아끼니까 그런거야'라며 오 감독이 해명한 이야기대로 정말 제자를 사랑해서 그랬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딸아이는 그날 이후 오 감독 보는 게 어색해 선뜻 다가가지 못하겠다 했습니다. 그런 딸을 저는 나무랐습니다.
그일 이후 몇 번의 전화 통화에서 '마사지 좋았냐? 또 해줄까? 넌 왜 나한테 애교를 안부리니'라며 혼이 났다고 했습니다. 어미로서 딸이 좀 더 융통성 있게 행동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화도 났지만 오 감독이 딸에게 제자 이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딸의 행동이 이상해졌습니다. 운동을 그만둔다 하고 숙소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울고. 하지만 이 못난 애미는 단지 권태기라 생각했습니다. 바보처럼 딸만 달래고 꾸짖고 매주 딸 때문에 운영하는 가게 문도 닫고 경북 왜관에서 서울로 딸을 달래러 다녔습니다. '오 감독하고 좋게 지내야 너의 장래가 보장된다. 오 감독에게 좀 살갑게 다가가라'고 충고하였습니다.
딸이 감독을 피한지 약 1개월 후. 오 감독이 학교 감독에게 딸이 '머리상태가 불량하느니 남자선수들과 어울리느니' 등 딸을 퇴촌 시키겟다고 이야기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수촌 입촌 때부터 그머리였고 그렇게 이뻐하시던 제자에게 갑자기 돌변을 하신겁니다.
그무렵 어떤 경로로 소문이 퍼진지 모르지만 마사지 사건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선수촌관계자 지시에 학교코치와 상의하여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제출을 망성였습니다. 혹 딸에게 피해가 갈까봐 그래서 딸에게 경위서를 써서 먼저 엄마에게 보여주고 제출하라했습니다. 단지 업무 월권으로 트레이너와 감독의 갈등인 줄 알았습니다.
저는 딸의 경위서를 보고 아무 말 못하고 눈물만 흘렸습니다. '이러고도 애미냐?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엄마가 걱정할까봐 단지 마사지 이야기만 했던 겁니다. 성추행은 혼자 속으로 삭이며 괴로워 했을 수많은 밤을 전 딸만 나무랐던 것입니다.
'엄마 나 목욕탕에서 나오면 오 감독이 쳐다보는 것 같아'. 딸에게 아무말도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딸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역도 그만 둘 수 없지 않겠니?. 오 감독이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면 덮어주자 했습니다. 그리고 '평상시처럼 행동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어떤 경로로 이 사건이 언론에 노출되고 진행이 되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오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언론에서 보고 분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음해 운운 합니다. 오 감독을 음해해서 우리 모녀에게 무슨 이익이 있는지요. 반문하고 싶습니다.
오 감독이 기자회견 중 제시한 내용 중 해명 자료 일부입니다.
1. 경위서제출 하루 전 안부 문자? 통상적으로 선수가 선수촌을 떠나면 문자로 도착 보고합니다. 성추행 후에도 운동했다와 같은 말입니다.
2. 오후 운동하다 쓰러져 긴급하게 마사지했다? 기초운동만하여 다치지도 않았고 긴급한 상황도 아니었다. 그자리에 남자선수 담당 여성 트레이너도 있었다.
3. 선수를 자식처럼 생각한다. 자식이 부모에게 불만이 있으면 부모가 먼저 다가가 해결하려 합니다. 자신을 피한다는 이유로 혼내고 호적을 파버리겠다? 부모들이 그렇게 합니까?
4. 사퇴 안한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결백하다고요? 경위서 접수하고 연맹의 높으신 분이 강압적으로 윽박지르지 말고 그때만 사과 하셨어도 이렇게까지는 안됐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5. 여자 선수 마사지 처음으로 하셨다고 기사 나오던데 그 위급한 경기장에서도 안하시던 행동을 왜 하신건지?
사과도 시기가 있고 설혹 오해라 해도 오해를 풀어야 하는 타임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마사지 이후로 자기를 피하는 걸 알았으면 적극 설득 해명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수가 자신을 피한다고 혼내고 트집 잡고 퇴촌까지 이야기 하셨습니다. 차라리 '마사지 할려면 치골도 만지고 엉덩이도 만질 수밖에 없다. 난 그게 성추행인 줄 몰랐다'가 적절한 해명이고 더 진솔하게 다가올 텐데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설혹 딸이 운동을 그만 두는 한이 있더라도 오 감독 있는 선수촌 입촌거부 합니다. 향후 오 감독 행동 추이를 보고 법적 대응 불사합니다. 이것 만이 아무 힘없는 모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인 현실이 가슴 아프기만 합니다.
역도 선수여서 성추행을 안했을 것이다. 설마 역도 선수를 이런식의 마녀사냥식 댓글로 두 번 상처 받을 자식을 생각하니 가슴이 찟어지는것 같습니다. 딸아이 사건으로 묵묵히 운동하는 딸아이의 동료들이 치욕스러운 댓글을 봐야 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힘이 듭니다.
전 지금 심각하게 고민 중입니다. 실명 및 사진을 공개하고 떳떳이 힘든 싸움을 하고 싶지만 딸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입니다. 추후 역도 선수 용모를 가지고 악의적인 댓글이 계속 게시판을 도배한다면 제 딸을 희생해서라도 실명 공개해서 역도선수 전체를 폄하하는 댓글이 멈출수 있다면 고민해볼까 합니다.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만이 골리앗과 싸우는 제 딸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간곡이 부탁 드립니다. 이글 퍼 날라 주시고 왜곡되고 있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주시기 바랍니다.
역도 대표선수 엄마 올림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