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너목들)가 종영했다. 이제 안방극장은 다시금 긴장의 끈을 조여야 상황에 놓였다고 할 수 있다.
'너목들'은 MBC '남자가 사랑할 때', KBS 2TV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SBS '내 연애의 모든 것'이 별 볼일 없이 경쟁하고 있던 당시 구세주처럼 등장한 드라마. '너목들' 이전 시청률 1위가 10%를 겨우 넘길 정도였기에 '볼 것 없는 수목극'이란 평을 들었던 안방극장이었다.
'너목들'은 이런 부진했던 수목극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다시금 브라운관의 파이를 넓혔다. 이와 더불어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단 한 회도 배우 연기력, 전개 흐름, 사건 개연성 등에 논란거리 없이 이어왔다. 한 마디로 잡음 없는 무결점 드라마였다.

더욱이 로맨스+스릴러+법정+판타지의 완벽한 장르 조합으로 트렌드에 부합하면서도 새로운 드라마 창조했다는 평을 들었고, 2회 연장에도 엔딩 역시 무리없는 해피엔딩으로 깔끔한 마무리를 지었다.
이제 문제는 '너목들' 이후다. 이 드라마가 끌어올린 시청률 바통을 다음 작품들이 잘 받아 이어나갈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너목들'은 첫 회 7.7%를 시작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 24.1%까지 기록하는 괴물같은 성적을 보인 바 있다.
SBS는 소지섭, 공효진 주연 '주군의 태양', MBC는 '너목들'가 같은 날 종영한 '여왕의 교실' 후속으로 이준기, 김소연, 박하선 주연 '투윅스'를 7일 나란히 내보낸다. 이들은 현재 방송중인 KBS 2TV '칼과 꽃'과 함께 경쟁구도에 놓인다.
'주군의 태양'는 '너목들'처럼 복합 장르다. 인색하고 오만방자한 남자와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눈물 많은 여자의 영혼 위로 콤비플레이를 담은 로코믹 호러를 표방한다. 계절과 트렌드에 잘 부합할 수 있는 작품이란 반응이다.

그런가하면 '투윅스'는 의미 없는 삶을 살다 살인누명을 쓴 한 남자가 자신에게 백혈병에 걸린 어린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주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정통극의 묘미를 잘 살리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캐스팅도 쟁쟁하고 제작진 역시 탄탄하다. '주군의 태양'은 '최고의 사랑'의 홍자매와 '시티헌터'의 진혁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이고 , '투윅스'는 '내딸 서영이', '찬란한 유산'의 소현경 작가와 '개인의 취향', '굳세어라 금순아' 등을 연출한 손형석 PD가 호흡을 맞춘다.
하지만 주지할 것은 더 이상 '믿고 보는 드라마는 없다'라는 것이다. 이름만으로도 후광을 주는 스타 작가-PD의 작품이 기대에 못 미쳐 맹물 같고, 연기력과 스타성을 갖춘 톱배우 진용으로도 안 잡히는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이다. 이는 처음에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작품 자체의 힘만으로도 대박의 성공을 이룬 '너목들'이 제시한 좋은 예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드라마 제작진과 배우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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