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꽃보다 할배’가 방송 한 달째를 맞아 H4의 캐릭터에도 변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그간 잘 보이지 않았던 H4의 매력이 프랑스 여행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 모습을 드러낸 것. 프랑스 배낭여행을 마친 H4는 스위스에서 어떤 다른 모습으로 궁극의 매력을 뽐낼까.
지난 2일 방송된 ‘꽃보다 할배’에서는 프랑스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는 H4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눈길을 끈 건 경비 마련을 위해 H4와 제작진 사이에 이뤄진 고스톱 대결이었다. 그중 단연 활약을 펼친 건 ‘직진순재’ 이순재의 ‘타짜’ 활약이었다.
이순재는 고스톱 대결에 앞서 “방송에 나가면 노름꾼인 줄 안다”고 여유를 부릴 정도로 승리에 자신감을 보였고, 쓰리고 행진을 이어가며 탁월한 실력을 뽐냈다. 이 같은 이순재의 모습에 신구와 백일섭은 신이 나 고스톱 대결을 중계하기에 이르렀고, 제작진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결국 고스톱 대결은 제작진의 막판 역전으로 H4의 패배로 돌아갔지만, 그간 호기심 어린 눈으로 프랑스 곳곳을 누비며 학구적 자세를 불태우던 이순재에게 ‘타짜’ 재능이 있음을 확인한 건 수확이다.
박근형은 이날 아내에 대한 지극한 마음으로 로맨틱 할배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배낭여행 도중 아내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던 그는 이날 아내가 과거 암 투병을 했던 사실을 털어놓으며 “아내가 죽으면 나도 죽겠다고 했다”는 수술 당시를 회상했다. 회장님 전문 배우로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극을 호령했던 박근형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궁극의 로맨티스트’로서의 모습이었다.
신구는 이날 방송에서 역시 사려 깊은 모습으로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그는 노트르담 성당을 관광하기 직전 문어귀에 앉은 노숙자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돌려 동전을 안기는가 하면, 일정상 한국으로 먼저 돌아가게 된 아쉬움을 촉촉한 영상 편지로 남겨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는 애연가 백일섭에게 “담배 너무 많이 피워 알프스 공기 흐려놓지 말라”고 면박을 주면서도 “먼저 가게 돼 나는 너무나 서운하다”고 말하는 등 애정이 담뿍 묻어나는 모습으로 ‘꽃할배’에 감성을 입혔다. 그는 또 “이런 경험들은 젊을 때 해야 한다. 실수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반복하다 보면 개선이 되고 더 좋은 걸 찾을 수 있다”는 새겨들을 만한 조언으로 웃음 외에도 감동 또한 책임졌다.
'심통 할배'로 캐릭터가 굳어졌던 백일섭은 이날 라면을 손수 끓였고 H4의 입맛을 사로잡는 의외의 면모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자장라면을 끓이는 신구에게 여전히 심통을 부렸지만 장조림을 걷어찰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인 셈. 낯선 타지에서의 생활은 심통 할배마저도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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