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안방마님 김태군 깨달음, "이제 정신 차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03 10: 37

NC 김경문 감독은 포수 김태군(24)을 볼 때마다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 경기 내용을 떠나 언제나 활기차고 힘있는 목소리로 인사하기 때문이다. 넉살 좋은 김태군의 모습에서 천상 포수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김태군은 지난해 신생팀 특별지명 혜택을 통해 LG에서 NC로 넘어왔다. 이는 곧 LG의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됐다는 것을 의미했다. LG의 차세대 안방마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그였지만, 결과적으로 20인에서 제외돼 팀을 옮기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눈물을 머금고 LG를 떠났다. 
NC에서 김태군은 반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일약 신생팀 NC의 주전 포수로 도약한 것이다. 비교적 안정된 수비력과 투수 리드는 물론이고 71경기에서 타율 2할4푼1리 2홈런 22타점으로 방망이 실력도 예사롭지 않다. 공수 양면에서 NC의 안방마님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올해 NC 투수들은 국내와 외국인 가릴 것 없이 하나 같이 "김태군의 리드를 100% 따랐다"는 말은 빠짐없이 한다. 그만큼 김태군을 절대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김태군은 "투수들이 요구한 곳으로 잘 던졌을 뿐"이라며 공을 돌리고 있다. 
김태군은 지난 2008년 2차 3번 전체 17순위로 LG에 입단 한 뒤 가능성 높은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2009년에는 조인성의 부진을 틈타 후반기 주전으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펼쳐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 더딘 성장세로 아쉬움을 남겼고, 결국 LG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떠났다. 
김태군은 "이제 정신을 차렸다. 예전에는 1군 기록도 얼마 없었는데 내가 1군 선수라는 생각에 젖어있었다. NC에 와서 새로운 마음으로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주신 좋은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LG에서의 시련이 지금의 그를 더 강하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김태군은 "김경문 감독님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 감독님께서는 '네가 미쳐서 해보고 싶은대로 해보라'고 말씀하셨다. 그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강인권 배터리코치님께서는 뻔뻔해지라고 하시더라. 덕분에 요즘에는 많이 뻔뻔해졌다. 실책을 해도 다음에 만회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플레이가 잘 되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눈에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김태군의 공수에서 숨은 활약이 NC의 상승세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LG에서의 자만과 이적 그리고 NC에서 얻은 큰 깨달음이 김태군의 인생을 바꿨다. NC의 현재와 미래도 김태군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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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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