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 KT 위즈가 야구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아직 1군 진입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내년 시범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T는 2일 조범현(53)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프로통산 524승498패를 기록한 조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 4회,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2009년 KIA)을 이끈 검증된 지도자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능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일찌감치 KT 초대 사령탑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혔다. 예상보다 보름가량 빠른 발표로 조 감독 또한 시간을 벌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KT의 향후 일정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단 기존에 결정됐던 사안들은 그대로 추진된다. 주영범 KT 단장은 “오는 8월 26일 열리는 2014 신인선수지명회의를 통해 선수들을 수급한다. 10월에는 남해에 캠프를 차린다. 훈련은 물론 트라이아웃도 병행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공개로 실시되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옥석을 가려 지명된 신인 선수들과 함께 선수단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지훈련 일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주 단장은 “1월에 미 애리조나 쪽으로 가게 될 것 같다. 2월에는 대만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소화할 방침이다. 훌륭한 팀워크를 갖춰 퓨처스리그에 대비하겠다”라고 일정을 설명했다. 여기에 주목되는 것은 2014년 1군 시범경기에 KT가 참가하는 시나리오다. 주 단장은 “일단 요청을 해놓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 관계자도 “단장 회의에서 그런 사안이 논의된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현실적인 문제와 KT의 필요성이 맞닿아있는 사안이다. 현재 9개 구단 체제로는 시범경기 일정을 빡빡하게 만들 수 없다. 무조건 한 팀은 쉬어야 한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휴식일이 생겨 각 팀이 전력을 점검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한 경기가 아쉬운 판국에 휴식일을 갖다 보니 현장에서는 아쉬움이 크기도 했다. 자체 훈련과 청백전으로 만회해보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실전보다는 효과가 덜했다. KT가 들어오면 짝수 구단 체제가 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KT도 시범경기 참가를 희망하고 있다. 비록 내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1년간 팀을 만들게 되는 KT지만 어차피 2015년부터는 1군 무대에 뛰어들어야 한다. 전력이 형님들보다 못 미치는 것은 당연하나 젊은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나마 1군 팀들과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잃을 것이 없는 시범경기에서 깨지면서 얻는 교훈도 많다. ‘윈-윈’ 카드가 될 수 있는 이유다.
물론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 시범경기라고 해도 엄연히 경기일정을 바꾸는 문제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의 의결은 필요하다. 다만 KT의 2015년 1군 진입이 결정된 상황에서 이사회로서도 반대할 명분이나 이유가 마땅치 않다는 평가다. KT가 내년 시범경기에서 겨울의 땀방울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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