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드라마를 표방했던 tvN-엠넷 '몬스타'가 시청자들로부터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지난 2일 12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매주 금요일 '몬스타 앓이'를 해왔던 팬들은 벌써부터 '시즌2'를 요청하며 아쉬움을 드러내기에 여념이 없다.
'몬스타'는 톱배우 한 명 없이, 신인 배우들 위주의 캐스팅과 아이돌 그룹 용준형의 독특한 조합으로 인해 시작 당시부터 '무모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캐릭터를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성공적으로 감싸안으며 뮤직드라마라는 장르의 가능성을 확인시킨 1호 작품으로 거듭났다.
# 인기 아이돌의 일상을 엿보다

요즘 10대들의 삶에서 아이돌이라는 소재를 떼어놓는 건 쉽지 않다. 그만큼 많은 10대들이 아이돌의 음악을 듣고, 그들에 열광하고, 팬심을 한껏 발휘한다. 아이돌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아이돌이 내 짝이라면?'이라는 문구로 이 같은 호기심을 자극했던 드라마가 바로 이 '몬스타'다. 극중 윤설찬으로 첫 주연을 꿰찼던 용준형은, 실제로 인기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멤버. 윤설찬의 모습은 용준형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겹쳐졌고, 결국 실제 아이돌의 학교 생활, 연예계 활동, 우정과 사랑 등을 고스란히 엿보는 듯한 재미를 부여했다.
용준형 역시 단순한 아이돌 그룹 래퍼로서의 모습을 뛰어넘어 실제로 상당수의 곡을 만들었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윤설찬을 통해 드러내 캐릭터와 함께 시너지를 발휘했다.

# 신선한 마스크..몰입감을 높이다
'이 멤버로 되겠어?'라고 시작했던 배우들의 조합은, 종영 후 "정말 됐네?"로 바뀌었다. 거액의 개런티를 지불하고서라도 너도 나도 톱배우를 주연으로 섭외해 많은 책임을 떠넘기는 일부 드라마들과 달리 '몬스타'는 거의 대부분의 역을 과감하게 신인급 배우로 캐스팅했다.
인기와 연기력을 담보로 하지 않았던 제작진의 이 파격적 캐스팅은 시청자들이 북촌고에 다니는 캐릭터들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확실한 계기로 작용했다. 시청자들에게 용준형은 그저 윤설찬으로, 하연수는 민세이로, 강하늘은 정선우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물론 청춘 드라마 특유의 손발을 '오글'거리게 만드는 장면이나,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장면에서는 이들의 다소 취약한 연기력이 표면에 드러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이는 작품의 완성도에 큰 결점으로 부각되진 않았다. 게다가 신인급 주연을 감싸안는 실력파 조연들(안내상, 조재윤, 김희원)의 존재는 이를 상쇄시켰다.
# 뮤드의 가능성 확인, 음악이 주연이었다
뮤직드라마라는 것을 전면에 내세웠던 '몬스타'는 생색내기식이 아닌 진짜 음악을 주연으로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몬스타' 첫 회를 장식했던 민세이(하연수 분)와 박규동(강의식 분)의 '바람이 분다'는 드라마를 알리는 데 분명 일등공신 역할을 했으며, 이후에도 매회 다양한 음악신이 강조돼 크게 주목받았다.
각자의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던 오합지졸의 칼라바 멤버들을 힐링 시켰던 것도 결국 음악이었다. 부모를 향한 복잡한 감정, 짝사랑의 아픔, 왕따의 설움, 흔들리는 우정, 엇갈린 사랑 등은 모두 악기 연주와 노래로 매듭을 풀어내며 힐링시켰다.
가수가 본업인 비스트 용준형, 걸그룹 글램의 멤버 다희를 비롯해 뮤지컬 배우 출신인 강의식, 강하늘, 그리고 카메오로 등장한 태국의 인기가수 나튜, 아이비, 정준영, 김예림, '보이스코리아키즈' 출신의 이은성, 김초은 등이 이 같은 뮤직드라마에 더욱 힘을 불어넣었다. '몬스타'는 흡사 가수 활용법의 표본 같은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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