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었다 놨다’ 푸이그의 서커스 타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03 09: 30

야시엘 푸이그(23, LA 다저스)의 몸짓 하나하나에 팀 전체가 뜨끔했다가 웃기를 반복했다. 미 현지 중계진도 ‘서커스 타임’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푸이그의 의욕과잉 플레이를 지적하면서도 호수비에는 탄성을 지르는 등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다.
LA 다저스는 3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류현진의 5⅓이닝 2실점의 효율적인 피칭과 경기 초반 기회 때마다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의 힘을 조합해 6-2로 이겼다. 상대보다 더 적은 안타를 치고도 승리를 따내며 최근의 상승세를 대변했다. 원정 12연승은 팀 역사상 타이 기록이다.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며 승리의 공신이 됐지만 현지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선수는 역시 푸이그였다. 이날 선발 우익수 및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은 푸이그는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3할7푼1리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경기 초반 주루와 수비에서는 의욕이 앞서는 모습으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발단은 3회 1사 3루에서의 무리한 도루 시도였다. 동점이나 역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2루 도루는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안타 하나로 2점을 얻을 수도 있고 혹은 3루 주자의 홈 대시를 도울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 초반에 앞서가고 있었다. 굳이 도루를 시도할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푸이그는 횡사하며 다저스 공격의 찬물을 끼얹었다. 의욕이 앞선 장면이었다.
4회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카스트로의 인정 2루타를 잡아내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대목이었다. 공이 라인 위에 떨어졌다. 다저스로서는 불운하다고 할만 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길레스피의 우중간 타구를 쫓다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는데 역시 노련하지 못한 플레이였다. 공은 푸이그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고 이는 타점으로 연결됐다.
미 현지 다저스 중계진도 푸이그의 플레이가 불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중계진은 “한 걸음만 더 가면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다이빙 캐치를 시도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하면서 “푸이그가 서커스 타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다만 푸이그는 이후 수비에서는 안정감을 찾으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회 2사 1,3루에서는 카스트로의 타구를 전력질주해 잡아냈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덕아웃에 들어올 수 있었다. 8회 바니의 안타성 타구는 정확한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중계진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은 팬들과 덕아웃을 긴장케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는 없는 재능이다. 
skullboy@osen.co.kr
시카고=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