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류현진, 11년 전 이시이보다 우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8.03 10: 28

보다 뛰어난 제구력과 땅볼 유도 능력을 펼치고 있다. 코리안리거 최초로 데뷔 첫 해 10승에 성공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 LA 다저스)은 11년 전 다저스 신인 좌완이던 이시이 가즈히사(40, 세이부)보다 더욱 내실있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일리노이주 리글리필드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서 5⅓이닝 동안 11피안타(탈삼진 6개) 2실점으로 시즌 10승(3패)째를 올렸다. 안타 11개를 내줬으나 무사사구 피칭을 펼쳤고 위기 상황에서 집중타를 피하며 기교투를 펼쳤다.
11년 전 다저스는 일본인 좌완 루키와 함께 했다. 주인공은 이시이. 야쿠르트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하다 2001시즌 후 FA로 태평양을 건너 다저스에 둥지를 튼 이시이는 데뷔 첫 해 28경기 14승10패 평균자책점 4.27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타구에 머리를 맞고 시즌 아웃되기 전까지 이시이는 한때 강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의 10승은 이시이 이후 11년 만의 다저스 아시아인 루키 10승 기록이다.

투구 내용으로 보면 류현진은 이시이보다 오히려 내실있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시이는 150km 이상의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을 갖췄으나 일본 시절에도 제구력에서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다. 2할4푼의 준수한 피안타율을 기록하고도 평균자책점이 4.27로 높았던 데는 154이닝 동안 106개의 볼넷을 내준 불안한 제구력도 한 몫 했다.
그에 반해 류현진은 134⅓이닝 동안 42개의 볼넷을 내주며 안정적인 제구를 과시 중이다. 직구 평균 구속은 이시이에 다소 못 미치는 정도이지만 그래도 구위-제구 면에서 모두 고른 투구를 펼치고 있다. 2002년 이시이가 땅볼/뜬공 비율 0.87로 플라이볼 피처였던 반면 류현진은 땅볼/뜬공 비율 1.53으로 뛰어난 땅볼 유도 능력을 펼치고 있다. 안정감의 1차 요건을 갖춘 류현진이다.
데뷔 첫 해 14승으로 상승세를 탔던 이시이는 2004년 13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안정감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2005시즌을 끝으로 일본으로 복귀했다. 시대는 다르지만 안정감에서 한 수 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하는 선발 투수가 될 것인가. 가능성은 확실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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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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