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 긴장감 없는 서바이벌의 대참사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8.03 09: 42

총 10부작으로 제작된 MBC 예능프로그램 ‘파이널 어드벤처’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SBS ‘정글이 법칙’이 접수한 금요일 오후 10시 시간대에 비슷한 콘셉트로 정면 승부를 걸었던 이 프로그램은 화제성이나 시청률 면에서 경쟁작을 뛰어넘기는커녕 발밑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파이널 어드벤처’ 살아남은 유상철-김주경, 심권호-장윤경, 줄리엔강-정가람, 조성모-류태준 팀이 사이판 티니안 섬 곳곳에서 최종 결승 레이스 티켓을 얻기 위해 7차 레이스를 펼쳤다. 그 결과 줄리엔강-정가람 팀이 1등으로 살아남았고, 심권호-장윤경 팀이 조성모-류태준 팀과 패닉룸 대결을 벌인 결과 꼴찌로 탈락했다.
마지막 결승 레이스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도 ‘파이널 어드벤처’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무관심 그 자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면 보통은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우승자에 대한 일말의 관심이 있게 마련인데, 종영까지 2회를 앞두고 있는 지금도 ‘파이널 어드벤처’의 우승자에 대해서는 누구도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파이널 어드벤처’가 가진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긴장감 없이 너무 뻔하다. 큰 반전이 없다면, 줄리엔강과 정가람 팀이 우승을 할 것이다. 그렇다고 줄리엔강-정가람 팀의 막강한 전력이 이 프로그램이 재미없고, 뻔한 이유가 된다는 게 아니다. 문제는 서바이벌의 묘미를 살리지 못하는 편집과 밋밋한 전개에 있다.
방향을 제대로 잡고 갔어야 한다. ‘파이널 어드벤처’는 시작부터 ‘정글의 법칙’을 의식한 프로그램이다. 광활한 정글을 배경으로 출연자들의 생존을 담았다는 점에서는 기존 히트작 ‘정글의 법칙’과 비슷하다. 그러나 스포츠와 게임으로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레이스를 펼친다는 점에서는 SBS ‘런닝맨’, KBS 2TV ‘출발 드림팀’ 같은 프로그램과 맥을 같이 하고, 연예인과 유명인들로 구성된 팀들이 함께 새로운 분야에서 서바이벌로 승부를 가린다는 점에서는 전작 ‘댄싱 위드 더 스타’를 닮기도 했다. 방송 초반 화제가 되기도 했듯 출연자들 간의 경쟁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이기심과 경쟁심을 그려내는 것 또한 애초 목표 중 하나였다면 tvN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도 동류의 프로그램이라 칭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다양한 ‘레퍼런스’들이 배를 산으로 가게 한 걸까? 안타깝게도 '파이널 어드벤처'는 서바이벌과 스포츠 경기의 박진감, 생존의 상황 속에 피어나는 끈끈한 인간애 중 어떤 면에도 확실하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맥없이 가라앉았다.
'런닝맨'이나 '출발 드림팀' 등과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서의 묘미를 살리려 했다면, 조금 더 게임 그 자체에 집중했어야 한다. 현재 보여주는 모습은 게임보다는 출연자들의 생고생에 더 초점이 가 있는 듯 하다. 하고 있는 건 승부를 겨누는 게임인데 보여주는 것은 출연자들이 고생하는 모습의 나열 밖에 없다.  그 때문에 '악마의 편집'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슈퍼스타K'를 위시한 케이블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보여주는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편집이 조금이라도 차용됐었다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게임이 너무 쉽고 밋밋해 스포츠 경기의 박진감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지난 2일 방송만 해도 참가자들이 했던 게임은 '미션 가방 찾기', '야자게 잡기', '추리 게임', '다이빙 하기' 등이었다. 긴장감을 자아내야 하는 게임 치고 너무 단순하다. 참가자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일 수 있었지만 단지 아름다운 배경을 위해 굳이 비싼 돈을 들여 해외에서 촬영을 할 이유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출연자들의 관계에 집중하려 했다면 속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터뷰 영상과 자막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 특히 자막의 경우, 말로 드러나지 않는 출연자들의 속마음과 심리를 대변하면서 흥미를 높일 수 있다. 현재 '파이널 어드벤처'에서는 자막을 출연자들의 대화나 게임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정도에만 사용하고 있다.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인기 요인 1순위가 자막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이날 '파이널 어드벤처'는 2.3%의 수치를 기록,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앞으로 남은 2회 동안 많은 것이 바뀌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반면교사 삼아 새롭고 신선한 프로그램이 나올 수는 있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 본다.
eujenej@osen.co.kr
'파이널 어드벤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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