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테러'·'숨바꼭질', 적은 예산? 한방으로 승부한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8.03 10: 06

많은 예산이 투입되진 않았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반전 전개 등 숨은 한 방으로 올 여름 극장가 관객몰이에 나선 영화들이 있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와 ‘숨바꼭질’(감독 허정)이 그 주인공으로, 두 작품은 각각 35억 원과 25억 원의 제작비로 완성된 작품이다. 같은 시기 한국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인 430억 원이 투입된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와 맞붙지만, 숨은 한 방이 제법 쓸만하다며 공룡에 맞서는 각오들이 제법 당차다.
결과로도 이는 증명되고 있다. ‘더 테러 라이브’는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로 관객을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영화는 첫날 21만, 이튿날 29만, 셋째날 33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날 개봉한 ‘설국열차’의 압도적인 흥행 스코어에 빛이 가려지고 있지만, ‘더 테러 라이브’가 올리고 있는 흥행 기록은 그 자체만으로도 돌풍 수준이다.

영화의 장점은 분명하다. ‘더 테러 라이브’는 마포대교 폭탄테러 상황을 뉴스 앵커가 생중계 하는 과정을 담은 가운데, 테러범과 앵커 사이의 심리전이 관객의 심장을 움켜쥘 만큼 쫄깃하다. 테러범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았다고 생각한 앵커가 시간이 지날수록 속수무책으로 끌려 다니는 상황이 긴박하면서도 스릴 넘치게 표현됐다.
영화의 70% 이상 화면에 등장하는 하정우의 실감나는 연기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그는 앵커 윤영화로 분해 테러범의 심리전에 말려들어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점차 다크서클이 진하게 내려앉은 등 이른바 ‘멘붕’에 빠진 모습을 놀라울 만큼 강하게 어필한다. 예전의 명성을 되찾으려던 꼼수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급기야 자기 자신마저 파괴하는 윤영화의 멘탈붕괴 과정은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지점. 김병우 감독은 스피디한 전개와 타이트한 연출력으로 자신의 첫 입봉작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숨바꼭질’도 탄탄한 시나리오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남의 집에 숨어 사는 사람이 있다는 괴담을 형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로 풀어낸 가운데,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한 집착이 불러일으킨 파국을 심리묘사와 극단적인 행동으로 표출하며 관객을 극도의 공포로 몰아넣는다. 
명품 배우 손현주가 죄책감을 안은 가장 성수 캐릭터로 분해 부담스럽지 않은 강박증 연기를 선보이는 데 가운데, 배우 문정희가 이에 못지않은 파격 연기 변신을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길 전망이다. 영화가 제시하는 반전 카드가 단연 압권이다.
손현주는 ‘숨바꼭질’에 대해 “많은 예산을 들인 영화들이 나왔던데 우리 작품은 그렇게는 못 찍었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와 짜임새가 좋은 작품이다. 이런 영화라면 관객들이 외면하지 않을 거라는 소망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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