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상, 홈런 악몽 딛고 6이닝 3실점… 99일 만에 승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03 20: 33

윤희상(28, SK)이 홈런에 울고 웃었다. 홈런 세 개를 맞기는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터진 동료의 홈런에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경기 최종 결과에 따라 99일 동안 이어진 무승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윤희상은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피안타(3피홈런) 4사사구 7탈삼진 3실점했다. 시즌 9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자신의 몫은 했지만 3개의 피홈런과 7개의 탈삼진에서 볼 수 있듯이 투구 내용이 극단적이었다. 결과론적으로 2회 허용한 세 개의 솔로 홈런이 아쉬웠다. 그러나 경기 막판에는 동료들의 홈런 지원을 받기도 했다.
출발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이종욱 민병헌 김현수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 타선도 1회 2점을 먼저 뽑으며 윤희상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듯 했다. 그러나 2회가 악몽이었다. 최근 피홈런이 많았던 윤희상이 다시 한 번 홈런에 울었다. 좀처럼 보기 드문 3타자 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선두 4번 최준석에게 던진 슬라이더(127㎞)가 높게 형성되며 대형 좌월 솔로 홈런을 맞은 윤희상은 5번 홍성흔에게 던진 포크볼(128㎞)도 통타당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오재원에게도 몸쪽 직구(143㎞)를 던졌으나 오재원이 이를 제대로 노려 치며 우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프로 역대 22번째 3연속타자 홈런의 희생양이 됐다.
그러나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심기를 가다듬고 꿋꿋하게 버틴 것이 결국 승리투수 요건으로 이어졌다. 3회에도 고전했으나 실점하지는 않았다. 2사 후 오재원에게 볼넷 후 도루, 이원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에 몰린 윤희상은 양의지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4회를 삼자범퇴로 넘기면서 안정을 찾은 윤희상은 5회 2사 후 홍성흔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와 2루 도루를 연거푸 내줬으나 오재원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5이닝을 넘겼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희상은 2사 후 김재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2루 도루 시도를 포수 조인성이 잡아내며 퀄리티 스타트 고지에 올라섰다. 타선도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한 윤희상을 도왔다. 3-3으로 맞선 6회 공격에서 선두 최정이 두산 선발 유희관에게 좌측 폴대를 맞히는 솔로 홈런을 쳐내며 윤희상의 승리 요건을 만들어줬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는 조인성이 바뀐 투수 김상현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점수차를 벌렸다. 
윤희상은 7-3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진해수에게 넘겼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였고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을 섞어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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