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백전불태'
FC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1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10승 5무 6패(승점 35)로 5위 수원(승점 33)을 넘어 3위까지뛰어올랐다.
서울로서는 꿈에 그리던 승리였다. 지난 2010년 8월 28일 수원에 2-4 패배를 당한 후 무려 3년간 슈퍼매치 승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3년 동안 9경기를 치르면서 2무 7패로 절대적 열세에 시달렸던 서울은 이날 승리로 지긋지긋한 수원 징크스를 끊어냈다. 또한 최용수 감독 부임 이후 첫 슈퍼매치 승리를 따내면서 5연승(홈 7연승) 가도를 질주하게 됐다.
서울과 수원의 대결은 그 치열함 만큼이나 스타일이 달랐다. 지난해 최용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서울은 빠른 패스 연결을 통해 상대를 압박하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올 시즌 부상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최근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다시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는 상황.
수원도 부상 선수가 많기는 마찬가지. 올 시즌 감독직에 오른 서정원 감독은 최정예 선수들로 경기를 펼친 적이 없다. 그만큼 부상악령에 시달리며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설상가상 수원은 외국인 공격수들이 모두 빠져 나갔다. 스테보는 계약해지 됐고 핑팡은 기량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퇴출됐다. 또 라돈치치는 일본 J리그로 단기 임대가 됐고 정대세는 부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은 수원을 만나 선이 굵은 축구 대신 아기자기한 축구를 펼쳤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중원에서 부터 상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힘이 떨어지면서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슈퍼매치'에 대한 부담감이 큰 서울은 수원만 만나면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반면 수원은 선수들 자체가 힘을 선보이며 상대를 압박했다. 지난 첫번째 경기서도 스테보에 이어 라돈치치가 교체 투입된 후 높이에서 우위를 선보이며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선이 굵은 축구를 통해 수원은 '슈퍼매치'서의 우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는 완전히 상황이 달라졌다. 스테보, 라돈치치 등이 빠진 수원에 비해 데얀을 보유한 서울은 높이와 힘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힘이 생긴 서울은 수원을 강력하게 압박했다.
경기 초반 짧은 패스 위주의 축구를 펼치다 같은 전술로 맞대결을 펼친 수원과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내 서울은 높이의 우위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측면 돌파한 뒤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서울은 선취점을 뽑았다. 전반 29분 몰리나가 왼쪽 코너에서 올려준 크로스가 달려들던 아디의 머리에 정확히 맞고 수원의 골문을 향했다. 정성룡이 방향을 잡고 몸을 날려봤지만 골대 오른쪽 가장자리로 날아든 공은 그대로 서울의 선제골이 됐다.
탄력이 좋은 아디가 머리로 받아 넣는 모습은 1차전서 라돈치치가 넣은 것이 오버랩 될 정도였다. 똑같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강점을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잘 드러난 상황이었다.
서울의 두번째 득점도 크게 다르지 않다. 프리킥 상황에서 문전으로 올라온 볼을 김진규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데얀이 전방에 포진되며 수원의 수비진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김진규가 가볍게 넣었다. 김진규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못했다. 몰리나의 킥이 워낙 정확한 것도 있었지만 높이와 힘에서 우위를 선보인 서울이 골을 넣는 것은 분명히 쉬웠다.
결국 서울이 수원을 잡는 방법은 상대가 그동안 보여줬던 방법이었다. 그렇게 서울은 10경기만에 수원을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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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