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경기에는 내가 공격포인트를 안 올렸으면 좋겠다."
'수트라이커'라는 별명이 더이상 멋쩍지 않다. 하지만 김진규(28, 서울)는 다음 경기서 공격포인트를 안올렸으면 좋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FC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1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10승 5무 6패(승점 35)로 5위 수원(승점 33)을 넘어 3위까지뛰어올랐다.
서울로서는 꿈에 그리던 승리였다. 지난 2010년 8월 28일 수원에 2-4 패배를 당한 후 무려 3년간 슈퍼매치 승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3년 동안 9경기를 치르면서 2무 7패로 절대적 열세에 시달렸던 서울은 이날 승리로 지긋지긋한 수원 징크스를 끊어냈다. 또한 최용수 감독 부임 이후 첫 슈퍼매치 승리를 따내면서 5연승(홈 7연승) 가도를 질주하게 됐다.
이날 서울 승리의 일등공신은 홈에서 시원한 골맛을 보여준 아디와 김진규다. 그 중에서도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무시무시한 '공격본능'을 선보이고 있는 김진규는 어느새 서울의 연승 방정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고의 라이벌 수원을 상대로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이끈 기쁨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수원이라는 팀을 우리가 많이 힘들어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이길거라고 예상하고 들어왔다. 오랜만에 이겨서 너무 기쁘다"는 그의 소감에 묻어나는 기쁨은 진솔했다.
하지만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진규는 자신의 공격포인트가 연승으로 이어지는 '방정식'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김진규는 "(공격포인트에)굉장히 부담감을 느낀다. 요새 실점률이 줄어서 다행이긴 한데, 수비수이기 때문에 골을 허용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경기장에 들어오고 있다"며 본본인 수비에 충실하고자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음 경기는 내가 공격포인트를 안 올렸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곁들였다.
"3번 연속 포인트했을때까지는 운이 좋아서 했구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4경기 연속이 되니까 '혹시 또 하나 걸리는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부담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며 "경기 초반에는 몸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자꾸 이렇게 포인트를 기록하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부담감이 있었다"며 공격포인트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은 김진규지만 올 시즌 '내게 공이 오면 골이 들어갈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사실까지 부정하지는 않았다.
한편 김진규는 "시즌 초반 부진은 우리가 작년 우승팀이다보니 자신감에 넘쳐있었다. 비기고 있어도 이겨야한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부진했던 것 같다"며 "처음에 나같은 경우도 실수를 많이 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조금만 더 참고 오면 우리 페이스 올 것이라며 믿어주셔서 그 믿음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선수들도 그런생각 많아서 팀 단합이 잘된 것 같다"며 "우리는 항상 정상을 보고 있고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우승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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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