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한풀이'한 STX 김민기 감독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8.03 22: 33

STX 김은동 감독, 아니 김민기 감독이 드디어 프로리그서 한을 풀었다. STX 창단 이후 7년, '소울'이라는 이름으로 팀을 이끈지 14년 만에 가장 큰 무대인 프로리그서 '우승'이라는 한을 마침내 풀었다.
김민기 감독은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2-2013시즌' 웅진과 결승전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끝에 김도우가 피날레를 장식하는데 힘입어 4-2로 승리하며 마침내 챔피언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을 차지한 STX는 상금 4000만원을,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웅진은 상금 2000만원을 챙겼다.
순서로는 역대 12번째로 프로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지만 감격은 더욱 컸다. 김은동 감독은 "드디어 한을 풀었다. 이제는 떠나도 괜찮다. 지난 세월 항상 응원을 보내주신 팬여러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라고 벅찬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민기 감독은 2000년 e스포츠판에 뛰어들어 프로리그 시작인 2003년부터 프로리그 우승에 도전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프로게이머 협의회 회장직을 맡았던 그는 2012년 5월 김은동에서 김민기로 개명을 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로리그 초창기 시절 소울은 변은종 조용호 박상익 저그를 중심으로 '저그명가'로 불렸다. 2004년 프로리그 2라운드 결승전에 나갈만큼 강한 전력이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선수들이 하나 둘씩 이적을 했던 STX는 2006년 전기리그서는 14연패를 당할 정도로 마음고생을 했다.
그러나 2007년 STX 소울로 정식 창단을 하면서 팀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조규백 코치를 중심으로 기존 멤버인 진영수, 김윤환, 박종수, 김구현의 기량을 끌어올렸고, 새롭게 이신형 조성호 김성현을 받아들이면서 칼을 갈았다.
전력이 올라가면서 2007년 후기리그부터 꾸준하게 포스트시즌을 두드려졌지만 아쉽게도 포스트시즌에서는 계속 불운에 시달렸다. 단 한차례도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악운은 비로소 이번 시즌에서야 풀렸다.
이번 시즌 초반에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군단의 심장으로 리그를 새롭게 출발한 4라운드부터 힘을 내기 시작한 STX는 후반기 승률 1위로 3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됐다.
준플레이오프 SK텔레콤을 시작으로, 플레이오프서 KT를 2-0으로 깨뜨리며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온 STX는 결승 무대서 정규시즌 우승팀 웅진을 4-2로 꺾고 드디어 대망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김민기 감독의 한풀이 뿐만 아니라 모기업 STX가 법정관리를 선언해 팀의 운명 자체가 예측불허인 상황에서 주변의 불안한 시선을 깔끔하게 불식시키는 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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