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데뷔 시즌 10승', 류현진…뜨거웠던 발자취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08.04 07: 33

LA 다저스 왼손 투수 류현진(26)이 한국인으로 처음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10승을 수확했다. 21경기 만에 거둔 값진 쾌거다.
류현진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5⅓이닝 11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으로 팀의 6-2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류현진이 달성한 10승을 되돌아봤다.
▲ 투타 원맨쇼, 류현진이 류현진을 돕다…시즌 2승, 3안타 맹타

류현진은 4월 8일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하고 4월 14일 애리조나전 원정길에 올랐다. 시즌 세 번째 등판. 류현진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투구보다 방망이였다. 이날 류현진은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다저스 타선을 이끌었다. 아드리안 곤살레스도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류현진과 함께 3안타를 때렸다.
류현진은 첫 타석에서 2011년 내셔널리그 21승 투수 케네디를 상대로 3구째 150km 직구를 밀어 쳤다. 원바운드로 오른쪽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5회에도 중전안타를 추가한 류현진은 6회 2사후 다저스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147km 직구를 받아쳐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다저스는 이후 활발한 공격을 앞세워 3점을 추가하고 승부를 갈랐다. 류현진의 방망이가 공격의 도화선이 됐다.
이날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6이닝 6피안타 9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마운드에서는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팀에 승리 기회를 부여 했다. ‘타자’ 류현진은 방망이를 들고 3안타를 터뜨리며 마운드에 있는 ‘투수’ 류현진을 도운 경기였다.
▲ 데뷔 최다 12K, 시즌 3승
류현진은 데뷔 6경기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5월 1일 시즌 6번째 등판인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서 류현진은 직구-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져 호투했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3피안타(1홈런)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삼진을 12개나 뽑아냈다. 콜로라도전 경기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운 경기. 두 자릿수 삼진도 유일하다. 전날(4월 30일) 19안타를 터뜨려 12점을 뽑은 콜로라도 타선을 상대로 류현진은 12차례나 방망이를 무디게 만들었다.
▲ 8연패 스토퍼, 팀 위기에서 구해낸 류…시즌 4승
다저스는 최근 36경기 가운데 29승을 쓸어 담았다. 이 기간 다저스의 승률은 8할6리다. 4일 현재 다저스는 59승 49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하지만 다저스에도 어두웠던 과거가 있다.
다저스는 5월 11일 마이애미에 패하며 8연패의 늪에 빠졌다. 5월 1일 류현진이 콜로라도전 6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후 5월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상태. 2008년 8월 이후 최다 연패에 빠지며 위기의 5월을 보내고 있었다. 모두가 다음 날인 12일 등판하는 류현진의 어깨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기대에 부응하는 호투를 펼쳤다. 마이애미 타선을 상대로 6⅔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팀의 8연패를 끊어냈다. 류현진은 시즌 4승(2패)째를 챙겼고 평균자책점을 3.40으로 내렸다. 위기에 빠진 다저스를 류현진이 구해냈다.
▲ 데뷔 11경기 만에 완봉승…시즌 6승, 최다 이닝 최소 피안타
‘괴물’ 류현진은 거침없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10경기에서 5승을 따내며 7차례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10경기에거 보여준 꾸준함은 첫 완봉투를 위한 신호였다.
류현진은 5월 29일 지역 라이벌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승수 쌓기에 도전했다. 류현진은 9이닝 동안 사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는 안정된 제구와 최고 153km에 이르는 직구로 에인절스 강타선을 단 2피안타로 꽁꽁 묶었다.
류현진은 노모 히데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시아 투수 가운데 노모가 1995년 다저스 데뷔 첫 해 11경기 만에 완봉승을 거뒀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첫 완봉승을 수확하는 데는 풀타임 빅리거로 5시즌이 걸렸다. 류현진의 ‘괴물’ 본능이 꿈틀거린 경기였다.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류현진은 인상적인 커맨드를 소유하고 있다”며 상대 팀 투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도 류현진의 완봉투에 대해 “에인절스 타선을 셧다운 시켰다”, “에인절스를 멍하게 만들었다” 등의 보도를 하며 ‘괴물투’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 팀 최다 타이 원정 12연승 발판, 시즌 10승
그리고 21경기 만에 시즌 10승을 신고했다. 지난 3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11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단 2점만 내줬다. 이날도 병살타를 유도하며 시즌 19번째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4위.
류현진은 다저스 최다 타이인 원정 12연승 경기의 승리를 이끌었다. 다저스는 지난 1924년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팀 최다인 원정 12연승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루키 첫 해 다저스가 89년 만에 원정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쓴 승리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류현진은 지난 3일 10승 달성후 "목표였던 10승을 달성해서 기쁘다. 이제 11승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 계속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괴물' 류현진이 10승을 넘어 몇 승까지 수확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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