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연전 원정 때 단 하루만 보기로 했다. 나머지 이틀은 야구에 전념해야 하니까”.
7년 간의 교제 끝 지난해 12월 결혼에 골인한 신혼. 그러나 거처가 서울-부산으로 떨어져 있고 서로의 일이 있는 만큼 주말 부부의 삶을 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슈퍼 서브’ 포수 용덕한(32)은 현실적 거리감을 뒤로 하고 책임감을 통해 보다 자랑스러운 가장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04년 두산에 2차 8라운드로 입단한 포수 용덕한은 지난해 6월 우완 김명성과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둥지를 틀었다. 주전 강민호를 뒷받침해 줄 포수를 찾던 롯데가 두산에서 출장 기회를 잃어버린 용덕한을 품길 원해 성사된 트레이드. 수비형 포수 용덕한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40경기 1할8푼6리 1홈런 3타점으로 아쉽지만 그는 기록 이상의 가치를 지닌 포수다.

두산 시절부터 용덕한은 싫어하는 투수가 없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투수와 소통하며 그 스타일에 맞춰 리드하는 데 힘썼기 때문이다. 워낙 좋은 인사이드워크 능력을 갖춰 현장이 가치를 인정하는 포수다. 2010년 두산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며 준플레이오프 MVP가 되었고 지난해 롯데의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결정적 역할을 해냈던 ‘가을 남자’ 용덕한은 지난해 12월 4살 연상의 조정민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가장이 되었으나 용덕한은 현재 주말 부부로 살고 있다. 아내는 국내 굴지의 음반 회사에서 중책을 맡고 있기 때문. 사직구장 근처에 신접살림을 차린 용덕한은 홈 경기 시 이승화 등과 함께 가장 먼저 구장에 도착해 특타 훈련 등을 하는 선수다. 결혼 후 더욱 성실해졌다.
“요즘 아내가 휴가를 받아 함께 부산에 있는데 그래서 감이 올라왔던 것 같다. 결혼 전에는 사실 내가 우선이고 내가 먼저였는데 이제는 가장이 된 만큼 좀 더 주변을 돌아보고 더 책임감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팀 3구단인 만큼 잠실-목동 원정 시 코칭스태프의 허락을 받아 아내를 볼 법도 하다. 그러나 3연전 원정 시 용덕한이 아내를 보는 날은 단 하루. 좀 더 야구에 전념하라는 아내의 조언도 있었고 용덕한도 그만큼 더욱 야구에 열중하고 있다. 조선시대 명필 한석봉의 어머니 버금가는 일침의 내조다.
“좀 더 야구에 매달려야 하니까. 아내도 그 쪽이 좋겠다고 해서 사흘 중 하루만 얼굴 보고 다시 합류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도 용덕한에 대해 “트레이드 후 직접 그의 모습을 보니 정말 야구에 진지하게 다가가고 열심히 하는 선수다. 좋은 선수이고 지도자로서 분명 크게 성공할 것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아내를 배웅할 예정인 용덕한은 더욱 진지하게 야구에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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