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점령’ 류현진, 美는 칭찬 릴레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04 07: 35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에 10승을 기록한 류현진(26, LA 다저스)을 두고 미 현지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물음표로 가득 찬 시선을 보냈던 5개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11개의 안타를 허용했으나 6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2실점으로 선방, 시즌 10승(3패) 고지를 점령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MLB 데뷔 시즌에 10승을 거둔 6번째 아시아 출신 선수로 기록됐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다. 한국야구의 역사를 다시 쓰는 쾌거다.
21번의 선발 등판에서 남긴 기록도 훌륭하다. 10승을 기록하는 동안 패전은 3번 밖에 없었고 3일 현재 평균자책점은 3.15로 내셔널리그 17위를 기록 중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2~3선발급의 성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앞으로의 전망도 점차 밝아지고 있다. 다저스가 최근 워낙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고 타선도 시즌 초반의 무기력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더 많은 승수 사냥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류현진에 대한 미 현지의 평가는 10승 달성과 함께 절정에 이르렀다. 다저스의 현지 중계진은 3일 경기 내내 류현진 칭찬에 바빴다. 다저스 중계진은 3회 카스티요에게 삼진을 뽑아낸 체인지업을 두고 “뷰티풀”을 연발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대한 칭찬이었다. 1안타를 추가한 타격에 대해서는 팀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류현진과 같은 좌투우타인 샌디 쿠팩스보다 오른손은 더 낫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류현진이 몇 차례 위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며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르자 다저스 중계진은 “류현진이 5회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올 시즌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면서 “매 경기 5이닝 이상 소화는 매우 놀라운(remarkable)”이라고 극찬했다. 중계진은 류현진에 대해 “꾸준함(consistent)이 대단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물론 다저스 전담 중계팀이라는 점에서 팔이 안으로 굽는 점도 있지만 이에 대해 뚜렷한 반론을 제기하기도 쉽지 않다.
10승 달성 이후 보도들도 긍정적이었다. 복수의 매체들이 아주 좋은 경기 내용이 아님을 지적하면서도 “2002년 이시이 이후 다저스 루키로서는 첫 10승을 거뒀다”며 류현진의 업적을 부각시켰다. 지역 최대 언론인 LA 타임스의 경우는 류현진이 아주 잘 던졌던 경기를 비교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떨어졌다”라는 식이다. 그만큼 류현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류현진 칭찬 릴레이에 동참했다. 매팅리 감독은 3일 경기를 앞두고 “류현진은 과소평가받고 있다. 류현진이 지금의 모습을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반드시 신인왕 후보에 올라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매팅리 감독이 신인왕에 대해 이처럼 확신에 찬 말을 남긴 것은 올 시즌 들어 처음이다. 매팅리 감독은 3일 경기 후에도 “승리를 이끄는 투수다”라며 재차 신뢰를 드러냈다. 류현진의 맹활약에 콧대 높은 메이저리그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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