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MLB) 승격을 노리고 있는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의 보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미 언론들도 임창용의 승격 시점에 점차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임창용의 자리를 위해 팀 로스터도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까지 나와 눈길을 끈다.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마이너리그에서 본격적인 피칭에 들어간 임창용은 순조롭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루키팀 레벨에서 5경기를 소화하며 팔꿈치 상태를 점검한 임창용은 싱글A 레벨에서 4경기, 더블A 레벨에서 1경기, 그리고 최근에는 컵스 산하 트리플A팀인 아이오와에서 3경기에 나섰다.
아직은 낯선 무대, 그리고 재활 등판을 거쳤음을 고려하면 성적도 준수한 편이다. 마이너리그 총 13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 중이다. MLB 승격의 중요한 기준이 될 트리플A 성적도 괜찮다. 3일(이하 한국시간)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3경기에서 4이닝 동안 4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2.25로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이미 최고 95마일(152.9㎞)의 구속을 기록한 임창용은 100% 컨디션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좀 더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면 MLB 무대에 걸맞은 구위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도 임창용이 93~95마일 가량의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며 승격 시점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현재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컵스의 팀 사정을 감안하면 그 시점이 좀 더 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컵스 전문 매체인 ‘시카고컵스온라인’(이하 컵스온라인)은 컵스가 본격적인 리빌딩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 분석했다. 컵스는 이미 트레이드 마감시한 이전에 핵심 선수들인 가르자와 소리아노를 각각 텍사스와 뉴욕 양키스로 보내며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도 미래 가치가 없다면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트레이드 마감시한 이후에도 웨이버 공시 후 절차를 거친다면 트레이드는 가능하다. 컵스온라인은 그 유력한 대상자 중 하나로 팀의 마무리 케빈 그렉을 손꼽았다.
그렉은 올 시즌 다른 경쟁자들의 부상과 부진을 틈타 팀 마무리로 자리했다. 3일 현재 26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22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3.05의 평균자책점, 1.38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마무리로서 믿음을 주는 성적은 아니다. 여기에 그렉은 올해로 35세다. 컵스온라인도 “데드라인 전에는 트레이드하지 않았지만 곧 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렉의 트레이드가 임창용의 거취 여부와도 연관이 있다는 대목 또한 흥미롭다. 컵스온라인은 “그렉은 컵스의 계획과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여기에 구단은 임창용을 위한 40인 로스터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컵스온라인은 “임창용은 구단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단계를 밟아가고 있으며 8월경, 늦어도 엔트리가 확대되는 9월에는 MLB에 승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교적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컵스온라인은 가장 빨리 MLB 무대로 올라올 수 있는 마이너리그 선수 중 하나로 임창용을 거론한 셈이다. 최근 높아지고 있는 관심을 살필 수 있는 대목이다. 컵스도 임창용을 올해보다는 내년을 바라본 전력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팀 리빌딩 절차에 희생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여러모로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이제 남은 것은 임창용이 자신의 100% 구위를 찾는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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