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 전체 일정 가운데 3분의 2를 소화했지만 여전히 순위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위 삼성은 2위 LG와의 격차를 4경기로 벌려 조금은 여유가 있지만 2위부터 4위까지가 3경기 차, 그리고 4위와 5위도 2.5경기 차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순위는 얼마나 요동칠 가능성이 있을까. 야구 통계학자인 빌 제임스는 팀 득점과 실점으로 '피타고리안 승률'을 고안 해냈다. 득점의 제곱/(득점의 제곱+실점의 제곱)으로 간단하게 계산이 가능한 이 수치는 마치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닮았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지금은 숱한 개량을 통해 흔히 두제곱 대신 1.83제곱을 해서 계산을 한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득실차가 좋은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됐다. 만약 피타고리안 승률이 실제 승률보다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그 팀은 실제 전력보다 성적이 덜 나온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길 때는 크게 이기고, 질 때는 자주 박빙으로 진다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표본이 쌓일수록 실제 승률과 피타고리안 승률의 오차는 적어진다. 즉 실제 승률이 피타고리안 승률에 수렴하는데 그 오차는 대략 3% 내외다. 승률로 따지면 3푼정도 된다. 즉 피타고리안 승률을 보면 해당 팀의 향후 성적을 대략적으로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3일 현재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승률 순위는 정확하게 일치한다. 삼성의 피타고리안 승률은 6할1푼4리로 1위, 실제 승률도 6할3푼4리로 1위다. 실제 승률이 2푼가량 높은데 삼성은 실제 전력에 걸맞는 승률을 기록 중이다.
2위 LG는 상위 6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피타고리안 승률이 실제 승률보다 높은 팀이다. 상위권 구단 가운데 실제 승률이 피타고리안 승률에 수렴한다는 가설이 들어맞기를 가장 바랄 구단이 바로 LG다. 그렇지만 그 차이는 불과 1푼6리로 크지 않다.
실제 승률과 피타고리안 승률의 차이가 가장 큰 구단은 NC다. 피타고리안 승률로는 4할6푼7리로 7위 SK보다 불과 2푼이 낮다. 그렇지만 실제 승률차는 5푼2리, 게임차도 4.5게임이나 된다. 올해 NC는 접전에서 약했는데 그것이 6푼2리라는 차이로 나타났다.
참고로 작년은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순위가 일치하지 않았다. 피타고리안 승률에 따르면 넥센이 4위, 롯데가 5위, KIA가 6위였지만 넥센은 6위에 그쳤다. 올 시즌 예측을 어긋나는 구단이 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프로야구를 보는 재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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