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이 레버쿠젠 공식 데뷔전서 후반전만 뛰고도 1골 1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간) 새벽 리프슈타트 슈타디온 암 발트슐로쉔에서 끝난 리프슈타트(4부리그)와의 DFB 포칼 64강전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아 1골 1도움을 기록, 6-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레버쿠젠의 올 시즌 첫 공식 경기이자 손흥민의 데뷔전 무대이기도 했다. 때문에 국내 팬들은 물론 레버쿠젠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기대와는 달리 선발 대신 대기 명단에서 시작했다. 사미 히피아 감독의 배려였다. 손흥민은 프리시즌에 늦게 합류해 체력이 100%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다.

레버쿠젠은 전반 5분 라스 벤더, 전반 24분 시드니 샘, 전반 41분 슈테판 키슬링의 릴레이 골로 전반까지 3-1로 여유있게 앞서나갔다. 그리고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옌스 헤겔러와 바통을 터치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고대했던 레버쿠젠 공식 데뷔전 무대였다.
손흥민은 시작부터 골키퍼 손과 크로스바를 연달아 때리는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예열을 마치더니 후반 18분 만에 기대했던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 한 명을 완벽히 따돌린 뒤 왼발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위치 선정, 개인기, 침착한 결정력이 돋보였다.
손흥민의 활약은 쉼 없이 이어졌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골문 구석을 향하는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 36분에는 자로 잰 듯한 왼발 크로스로 시드니 샘의 추가골을 도왔다.
손흥민의 첫 성적표는 후반 45분 소화, 1골 1도움. 기대는 했지만 그 이상으로 첫 단추를 상당히 잘 뀄다.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과시하며 레버쿠젠 역대 최다 이적료인 1000만 유로(약 150억 원)가 아깝지 않음을 증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함부르크에서 1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독일 분데스리가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올 여름 도르트문트 토트넘 등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결국 레버쿠젠의 품에 안겼다.
손흥민도, 레버쿠젠도 단 1경기 만에 올 여름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이제 막 첫발을 뗐을 뿐이다. 향후 손흥민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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