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좌완 투수 송창현(24)이 시즌 중 연마한 서클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마치 류현진(LA 다저스)의 데뷔 시절을 연상시키는 스토리다.
송창현은 지난 3일 마산 NC전에서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한화의 4-2 승리와 김응룡 감독의 개인 통산 1500승을 견인했다. 송창현 개인적으로도 시즌 2승째이자 프로 데뷔 첫 선발 승리를 올리며 결코 의미있는 잊지 못할 하루로 장식했다.
이날 송창현은 최고 144km 힘있는 직구(62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17개)-체인지업(11개)을 섞어 던졌다. 주목해볼 부분은 체인지업이었다. 최고 134km, 최저 126km 체인지업이 직구와 맞물려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체인지업 11개 중 10개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제구가 잘 이뤄졌고, 타자들로부터 헛스윙 유도도 좋았다.

송창현은 프로 데뷔 전까지 서클 체인지업을 거의 던지지 않았다. 주로 강속구-슬라이더 구사하는 정면승부형 투수였다. 하지만 프로에 와 체인지업을 장착, 더욱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서클체인지업을 1군에 갓 올라온 5월 중순부터 배웠다는 점. 불과 3개월도 안 돼 결정구로 쓰고 있는 것이다.
송창현은 "1군에 올라왔을때 송진우 투수코치님께 체인지업을 배웠다"고 말했다. 지금은 2군 퓨처스팀을 맡고 있는 송진우 코치는 당시 송창현에게 "체인지업 하나만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권유했다. 송창현은 "코치님께서 가르쳐주신 그립으로 던졌다. 다른 투수들과 특별히 다를 게 없는데 잘 맞다"고 말했다. 송 코치도 송창현의 빠른 습득에 놀랐다는 후문.
직구-슬라이더 위주로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 체인지업의 장착으로 더욱 다양해졌다. 그동안 구원으로 호투했으나 선발로 성적이 좋지 않았던 송창현에게는 체인지업의 장착이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마치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류현진이 선배 구대성으로부터 사사받은 서클체인지업을 배워 주무기로 쓴 것과 비슷하다.
송창현은 올해 19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이 2할9리에 불과할 정도로 구위가 좋다는 게 장점이다. 나날이 성장하는 게 보인다. 김응룡 감독도 이날 경기 후 송창현에 대해 "올해 가장 좋은 피칭이었다. 처음으로 5이닝을 던졌는데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희망이 있다"고 칭찬했다.
송창현은 "계속 경기에 나오다 보니 영점이 잡히는 것 같다"며 컨트롤 향상에 만족하며 "그동안 선발로 나왔을 때 성적이 안 좋았는데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앞으로는 선발로 기회가 주어지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선발 한 자리에 욕심을 냈다. 체인지업 장착으로 한 단계 발전한 송창현이 한화 선발진을 꿰찰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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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