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1위 하는 선수들 보면 내야안타도 꽤 있는데 저는 내야안타가 없어서 될런지 모르겠네요”.
기본적으로 좋은 힘과 뛰어난 컨택 능력을 갖췄다는 또다른 증거. 그러나 그는 오히려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장외 타격왕에서 규정타석을 충족하며 당당히 타격 1위(3할6푼8리, 3일 현재)에 올라있는 ‘채천재’ 채태인(31, 삼성 라이온즈)은 아직 자신의 힘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채태인은 올 시즌 74경기 3할6푼8리 7홈런 38타점을 기록하며 규정타석까지 충족, 단박에 타격 1위 자리로 올라섰다. 최근 2년 간 슬럼프로 허덕이며 아쉬움을 사던 채태인은 다시 타격 천재 본능을 내뿜으며 디펜딩 챔프 삼성의 1위 순항에 한 몫 하고 있다.

지난 7월 31일 광주 KIA전서 심동섭의 제구되지 않은 공에 머리를 맞아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채태인은 “돌아와서 덕아웃에서 윤성환 선배가 한 대를 더 때려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라며 여유있게 웃었다. 다행히 별 탈 없이 자기 스윙을 하고 있는 데다 2일 1타수 무안타였으나 볼넷 3개를 얻어내며 뛰어난 선구안도 발휘 중이다.
타격 1위를 꾸준히 지킬 수 있을 지 묻자 채태인은 “그건 어려울 것 같은데요”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유는 자신의 내야안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였다.
“내야안타 비율도 높은 타자들이 대체로 타격왕좌에 오르는 것 같은데요. 저는 내야안타가 많은 스타일이 아니라서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했을 때 내야안타가 많지 않다는 점은 기본적으로 좋은 중장거리 스윙을 펼쳐 빗맞은 타구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2위 손아섭(롯데, 3할3푼5리)과 3푼3리 차 1위인 채태인의 타격왕 등극 가능성도 충분히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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