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한 김진욱, “사인 훔치지 않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04 17: 20

3일 문학구장을 뜨겁게 달궜던 ‘사인 훔치기’ 논란에 대해 김진욱 두산 감독은 강한 어조로 부인했다. “내가 있는 한 사인 훔치기는 없다”며 다소간 불편한 기색도 내비쳤다.
SK와 두산은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3회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오재원의 머리로 향하는 윤희상의 위협구가 시비의 원인이었다. 위협구를 던진 배경은 두산이 포수 사인을 훔쳐보고 있다는 SK의 의혹제기였다. 2회 윤희상이 최준석 홍성흔 오재원에게 연속 홈런을 허용하자 SK측에서는 조원우 두산 3루 주루 코치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3루 주루 코치가 타자에게 포수 사인을 전달하고 있다는 의혹 제기였다.
이에 대해 김진욱 감독은 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단호한 어조로 그런 일이 없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내가 감독하고 있는 동안에는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하라고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사인도 절대 훔치지 말라고 했다”라면서 “두산 베이스만큼은 사인을 훔치거나 사인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오해하지 말아 달라”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사실 예전에도 오해가 있었다”라고 했다. 선수들의 버릇 때문이다. 김 감독은 “민병헌의 경우는 루상에 나가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버릇이 상대에게는 사인을 가르쳐준다는 오해를 산다. 그래서 민병헌에게는 상대가 사인을 날 때 아예 고개를 돌리라고 한다”라면서 “오재원도 그런 경우다”라고 해명했다. 상대의 오해에서 빚어진 논란이라는 의미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가 볼 때 상대도 눈에 띄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보복보다는 포수에게 지시한다. 우리 포수들을 보면 빨리 사인을 내는 경우가 없다. 대비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윤희상의 1회 공은 내가 다시 봐도 기가 막혔다. 그러나 2회에 홈런 세 개를 맞고 나니까 그런 생각을 들었을 것”이라면서도 “오재원에게 맞은 홈런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개는 실투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감독은 “서로가 안 해야 한다”며 이번 논란을 정리한 뒤 “경기를 해야지 그런 것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이 논란에 대해 이만수 SK 감독은 이슈가 커지는 것을 경계하며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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