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두산 감독은 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노경은이 나오는 경기는 잡아야 계산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 이탈로 노경은(29, 두산)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졌다는 뜻이었다. 노경은이 이런 벤치의 믿음에 부응한 한 판이었다. 그러나 방망이가 노경은을 화끈하게 지원하지 못했다. 한 차례의 수비 실책도 아쉬웠다.
노경은은 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동안 6피안타 5사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의 호투를 선보였다. 1회 1실점하긴 했지만 안정을 되찾은 뒤 SK 타선을 틀어막으며 두산 마운드를 이끌었다. 그러나 노경은은 2-2로 맞선 8회 2사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시즌 7승에는 실패했다. 통산 문학구장에서 13번째 경기를 치른 노경은의 '문학 무승 징크스'도 이어졌다.
첫 출발은 불안했다. 1회 선두 정근우에게 좌전안타와 도루, 그리고 조동화의 희생번트를 내준 노경은은 1사 3루에서 최정에게 우익수 옆 안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그러나 동료들의 지원이 흔들릴 수 있었던 노경은을 다잡았다. 박정권의 볼넷으로 1사 1,2루가 된 상황에서 이재원의 타구가 중견수 방향으로 빠지는 듯 했다. 하지만 유격수 손시헌이 절묘한 다이빙 캐치를 통해 안타를 병살타로 둔갑시키며 노경은은 1실점으로 1회를 마쳤다.

안정을 되찾은 노경은은 2회부터 순항하기 시작했다. 2회 삼진 2개로 시동을 건 노경은은 3회도 삼자범퇴로 넘겼다. 4회 선두타자 최정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허용했지만 노경은은 침착했다. 박정권을 좌익수 뜬공으로, 이재원을 3루수 땅볼로 잡은 뒤 박진만마저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팀이 2-1로 앞서가기 시작한 5회에는 선두 한동민에게 사구를 내줬으나 조인성을 삼진으로, 김재현을 병살타로 요리했다. 그러나 6회가 아쉬웠다. 2사 1,3루 상황에서 이재원을 3루수 방면 땅볼로 유도했으나 이원석이 공을 잡았다 놓치는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노경은은 7회에도 1사 후 정상호의 안타와 김재현의 희생번트, 정근우의 고의사구, 조동화의 중전안타로 2사 만루에 몰렸으나 이날 3안타를 허용했던 최정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다만 승리투수로 가는 마지막 고비로 보였던 8회를 책임지지 못했다. 선두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준 노경은은 이재원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렸다. 박진만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민병헌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며 실점을 면했지만 두산 벤치는 한동민의 타석 때 교체를 결정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였고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으로 SK 타자들을 상대했다. 투구수는 99개였다. 후반기 들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살아나는 구위를 확인했다는 것이 한가닥 위안이었다. 후속투수 홍상삼이 한동민을 처리해 노경은은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쳤다.
skullboy@osen.co.kr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