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수 있는 골키퍼가 한 명 밖에 없어요.”
4일 최하위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를 앞둔 안익수 성남 감독은 근심이 가득했다. 수비에서 최후의 보루인 골키퍼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안 감독은 “정산과 양한빈이 모두 전후방 십자인대가 끊어져 시즌아웃을 당했다. 뛸 수 있는 골키퍼가 전상욱 한 명”이라고 밝혔다.
정산이 다친 후 성남은 골키퍼를 영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하지만 끝내 대체선수를 구하지 못했다. 이제 성남은 전상욱 한 명으로 후반기 4개월을 버텨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4일 후보선수명단에는 권찬수 골키퍼 코치의 이름이 보였다. 이름을 올려놓을 선수가 없었기 때문.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만에 하나 전상욱까지 다친다면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아무도 없다. 안익수 감독은 “요즘 분위기가 각박하다보니 다른 팀에서 선수를 내주지 않더라. 팀내에서 골키퍼를 봤던 경험이 있는 선수를 조사했다. 임채민이 경험이 있는 모양이더라. 아직 본인은 모르고 있다”며 농담을 던졌다.
기자들이 걱정하자 안 감독은 “비장의 무기 임채민이 있지 않느냐. 전상욱에게 몸조심하라고 말해놨다”며 웃어 넘겼다. 하지만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대전전에서 전상욱은 후반 15분 아리아스의 결정적인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는 등 선방이 돋보였다. 성남은 김동섭과 이종원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 승리가 눈 앞에 보였다. 하지만 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하며 아쉽게 2-2로 비겼다.
비록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전상욱은 최선을 다했다. 무승부의 원인을 골키퍼에게만 돌릴 수는 없는 성남의 아쉬운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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