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송강호 vs '테러' 하정우, 누가 웃었나? ②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8.05 07: 27

군중 속에서 존재감을 빛내는 배우 송강호와 원톱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 하정우, 두 사람 중 영화 속에서 더 많은 매력을 발산하는 주인공은 누구일까.
영화 '설국열차'와 '더 테러 라이브'가 각각 박스오피스 1, 2위를 달리며 쌍끌이 흥행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군중 속에서 빛나는 송강호와 극의 70% 이상을 이끌어가는 하정우, 두 사람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영화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먼저 '설국열차'의 송강호는 안정감 있는 연기력으로 내로라 하는 할리우드 배우들 사이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뽐낸다. '설국열차'는 가까운 미래 지구가 얼어붙으면서 생존자들을 태우고 달리던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이 최고 등급인 앞칸을 향해 돌진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 송강호는 극 중 기차의 보안설계자 남궁민수 역을 맡아 커티스(크리스 에반스 분)가 기차의 앞칸으로 나가는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해낸다.

송강호가 극의 주인공이 아닌 이상에야 그가 돋보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주연'으로 소개될 만한 배우들이 상당히 많다. 주인공 커티스를 비롯해 그의 오른팔, 꼬리칸의 정신적 지주, 기차의 엔진을 만들고 지키는 윌포드, 윌포드의 부하 등등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캡틴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를 시작으로 틸다 스윈튼, 옥타비아 스펜서, 존 허트, 제이미 벨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스크린을 꽉 채우고 있다.
하지만 송강호는 영어로 진행되는 '설국열차' 속 한국어 대사의 유머러스함, 보안 설계자로서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 등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안정적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때문에 할리우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송강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설국열차'를 찾는 영화 팬들 역시 많은 상황.
반면 '더 테러 라이브'로 발걸음을 옮기는 영화 팬들은 극의 3분의 2 이상을 혼자 이끌어가는 하정우의 매력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고 있다. '더 테러 라이브'는 마포대교 폭발사고를 뉴스 앵커가 생중계 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 극 중 하정우는 마포대교 폭발사고를 생중계하는 앵커로 분했다.
'더 테러 라이브'에는 하정우를 제외하곤 영화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배우가 없다. 이경영, 전혜진 등이 출연하지만 이뿐, 거의 모든 장면을 하정우가 등장해 이끌어 나간다. 감독 역시 신인이다. '설국열차'가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으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데 반해 '더 테러 라이브'는 대중에게 그리 유명하지 않은 김병우 감독이다.
하지만 개봉 4일 만에 140만 관객을 돌파할 정도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에는 개봉 시기, 작품성 등 뿐만 아니라 주연배우 하정우의 공이 크다는 분석이다.
원톱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것은 자칫 관객들을 지루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그리 많은 움직임이 존재하지 않는 앵커의 생중계를 다룬 '더 테러 라이브'라면 더욱 그러할 수 있다. 개봉 전 관객들의 우려가 쏠린 것도 이러한 점이었다. 하지만 하정우는 이러한 우려들을 신들린 연기력으로 말끔히 씻어냈다. 그의 연기력은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에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하정우의 연기가 만들어낸 긴장감이 넘쳤다" 등의 평가를 받아낼 정도.
또한 영화에 대한 입소문 까지 퍼지게 하며 흥행에 일등공신 역할을 해내 다시 한번 '충무로 흥행불패 신화'를 입증, 계속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trio88@osen.co.kr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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