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뒤흔든 약물파동, 우리의 대비책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05 06: 42

말 그대로 한바탕 광풍이 메이저리그(MLB)라는 꿈의 무대를 뒤흔들 기세다. 금지약물 복용자에 대한 징계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건너 불구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도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이러한 망신을 막을 수 있다.
CBS스포츠를 비롯한 미 언론들은 MLB 사무국이 이르면 6일(이하 한국시간) 금지약물 복용자에 대한 징계를 발표할 것이라 보도했다. 이미 라이언 브론(밀워키 브루어스)이라는 슈퍼스타가 올 시즌 잔여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가운데 가장 큰 이름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경우에는 214경기 출전정지라는 엄청난 수치가 현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수차례 약물 파동을 거쳤음에도 또 이런 사태가 재발한 것은 역시 약물의 달콤한 유혹을 선수들이 이겨내지 못한 탓이다. 약물은 경기력 증강에 밀접한 영향을 준다. 연봉이 수백, 수천 만 달러에 이르는 슈퍼스타들의 욕심을 파고들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졌다. 그러나 엄연한 반칙이다. 그리고 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은 대부분 패가망신의 길로 들어섰다.

그렇다면 한국프로야구의 '약물과의 전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일단 도핑 테스트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관장 하에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시행하고 있다. KADA는 대한체육회 산하 각 종목의 대표 선수들은 물론 가맹경기단체의 도핑 테스트를 전담해 노하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가장 전문화된 집단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공조한다. 도핑을 피하기 위한 새로운 수법과 사례를 공유해 전문성을 기하고 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인 전수조사는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모든 선수들을 상대로 시행하기에는 시간과 금전 등 여러 부분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피 검사도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다만 전수조사와 피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MLB도 마찬가지다. 대신 불시에 검사를 실시한다. 한 경기에 요원들이 파견돼 구단당 5명, 총 10명을 검사한다.
선정 선수는 최근 급격한 경기력 향상을 이뤄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3명이다. 물론 이것이 혐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무작위로 2명을 지명한다. 보통 경기를 총괄하는 경기운영위원이 지정한다. 약물을 접하기 쉬운 환경에서 건너 온 외국인 선수는 무조건 도핑 테스트를 거친다. KBO의 한 관계자는 “1년에 전체 선수 중 ⅓ 정도는 테스트를 한다고 보면 된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대회에 나가기 전 사전에 도핑 테스트를 한다”고 설명했다.
징계 수위는 첫 번째 적발시 10경기, 두 번째 적발시 30경기, 세 번째는 영구제명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약물로 인해 영구제명을 받은 선수는 없다. 올 시즌도 지금까지 세 번의 도핑 테스트가 이뤄졌으나 적발 사례는 다행히 없었다. 각 구단 관계자들도 “예전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소개로 간혹 각성제를 복용하는 선수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선수들 스스로가 약물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언제까지 청정지역으로 남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철저한 사전 교육이 우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신인 선수들을 대상으로 약물 및 도박 등 금지 사항에 대한 교육을 KBO와 구단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지만 좀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편으로는 “약물을 하면 망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징계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철저한 대비와 노력, 그리고 선수들의 확고한 의식이 있을 때 부끄러운 역사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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