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가 시원한 덩크쇼로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날렸다.
한국은 5일 밤 11시 30분(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벌어진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12강 결선 F조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96-51로 크게 물리쳤다. 12강 결선에서는 예선에서 탈락한 말레이시아와의 경기를 제외한 이란과 중국전 전적이 포함된다. 따라서 한국은 2승 1패로 이란(3승)에 이어 F조 2위에 올랐다. 앞서 열린 경기서 이란은 인도를 102-58로 크게 이겼다.
한국에게 바레인은 미지의 상대였다. 전력분석원이 없는 유재학호는 바레인의 예선경기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간단한 신상명세와 예선전 기록만 보고 상대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큰 위협이었던 바레인의 귀화선수 체스터 자일스가 무릎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호재였다.

한국은 아메드 이스마일에게 5점을 허용하며 2-7로 끌려갔다. 바레인은 특출한 선수는 없지만 5명의 선수가 모두 개인기와 외곽슛이 좋았다. 설상가상 한국의 3점슛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해법은 높이와 수비, 그리고 스피드였다. 한국은 김주성이 골밑에서 4점을 보태며 추격을 개시했다. 또 앞선에서 강력한 수비로 실책을 유발했다. 한국은 김민구와 조성민의 외곽포가 터지며 18-13으로 1쿼터를 앞섰다.
2쿼터 김선형은 속공상황에서 시원한 덩크슛을 터트렸다. 막내 이종현은 투핸드 슬램덩크와 블록슛을 성공시키고 포효했다. 이종현의 추가 자유투와 김선형의 속공이 터진 한국은 2쿼터 중반 34-14로 앞섰다. 이 때 사실상 승부는 갈렸다. 한국은 전반전을 42-26으로 리드했다.
후반전 한국은 연습경기 하듯 가볍게 경기에 임했다. 12명의 선수들이 고르게 투입되며 체력을 아끼고 컨디션을 점검했다. 예선전 활약이 적었던 김태술은 17점으로 최다득점을 올렸다. 조성민과 김선형도 14점씩을 보탰다.
이제 한국은 6일 밤 11시 30분 카자흐스탄과 12강 결선 2차전을 치른다. 장신포워드 안톤 포노마예프(206cm)가 버티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팀이다. 인도의 전력은 한국보다 현저하게 뒤처진다. 따라서 한국은 카자흐스탄만 잡으면 사실상 F조 2위를 확보하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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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선수권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