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집안 LA 다저스에 다시 부상암초가 몰려들고 있다.
시즌 초 다저스가 고전을 면치 못한 건 부상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연봉총액은 메이저리그 1위를 달렸지만 팀 전력의 핵심들이 부상으로 나가떨어지며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6월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타게 된 것도 부상선수들이 하나 둘씩 복귀한 덕분이다.
현재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구단이다. 6월 중순까지 리그 최하위를 전전했지만 이제는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7월 이후 다저스 성적은 23승 6패, 여기에 원정 14연승으로 구단 역사까지 새로 썼다.

하지만 연승이 길어지면 부작용도 있다. 다시 부상선수들이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맷 켐프는 지난달 22일(이하 한국시간) 무리한 주루플레이를 하다가 발목부상을 당했다. 현재로서는 9월까지 출전이 힘든 상황이다.
켐프가 부상으로 빠지고도 다저스가 상승세를 이어간 건 핸리 라미레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야시엘 푸이그가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다저스 타선에서 가장 무서운 건 라미레스였다. 부상으로 6월 초에야 제대로 시즌을 시작한 라미레스는 54경기에서 타율 3할6푼1리 11홈런 3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라미레스도 부상을 당했다는 것. 라미레스는 5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수비를 하던 도중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다친 부위는 오른 어깨, 일단 MRI 촬영을 앞두고 있지만 부상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현지에서 들려오고 있다.
라미레스는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DL에 오를 것 같지 않다. 그렇지만 정말 고통스럽고 내일 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돈 매팅리 감독도 "그의 부상은 우리에게 심각한 일이다. DL에 가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6일 세인트루이스에서 정밀검사를 받게 될 예정인 라미레스에 대해 DL(부상자 명단)행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선수 본인과 코칭스태프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약 라미레스가 내려가면 디 고든이 유격수 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푸이그까지 가벼운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빠진 현재 라미레스가 DL로 가면 다저스 중심타선은 구멍이 난다. 5일 컵스전에서 사구를 맞은 안드레 이디어의 몸 상태도 완전하지는 않다.
이 때문에 LA 타임스는 라미레스의 부상을 놓고 "라미레스가 리글리필드 관중석으로 머리부터 사라졌을 때,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기회도 그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 만큼 현재 다저스에서 라미레스의 역할은 크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4연전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하고 홈으로 돌아간다면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7부능선을 넘는 것이나 다름없다. 팀 분위기가 최고조인 순간 다시 부상암초와 만난 다저스, 이번에는 난관을 헤쳐나갈 힘이 비축되어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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