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가 만점' NC 권희동, 타율로 설명 안되는 알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06 06: 10

NC 신인 외야수 권희동(23)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47명 중 최하위다. 타율 2할2푼이 안 되는 유일한 타자가 바로 권희동이다. 
그러나 권희동은 타율로 설명이 안 되는 타자다. NC 김경문 감독은 "희동이가 타율은 낮지만 결정적일 때 잘 해준다. 타율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타자"라고 말했다. 규정타석 타율 최하위이지만 권희동은 영양가 만점의 타격을 자랑한다. 33타점으로 타율에 비해 높은 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2사 후 타점이 많다"고 권희동의 장점을 꼽았다. 2사 이후 타율은 1할4푼8리이지만, 홈런 3개와 2루타 4개로 17타점을 쓸어담았다. 홈런도 9개 중 8개가 2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터진 것으로 1점차에서 동점 홈런만 4개나 때려냈다. NC는 권희동이 홈런을 친 8경기에서 NC도 5승3패로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권희동은 "코치님들께서도 동점 홈런이 유독 많다고 칭찬해주신다. 팀에 보탬이 되는 것 같아 좋다"며 "2사 이후에는 투수들이 방심하고 던지기 때문에 이닝 교대라도 힘들게 하자는 생각으로 한다. 어떻게든 다음 타자들에게 연결시켜주려 집중하려 하다 보니 결과가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키가 177cm로 크지는 않지만 권희동은 일발 장타력을 자랑한다. 벌써 홈런 9개로 첫해부터 두 자릿수 홈런이 눈앞이다. 방망이는 길이 33인치 무게 860g으로 장타자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권희동은 "홈런은 힘 빼고 칠 때 나온다. 반발력과 원심력을 이용하려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손목 운동을 많이 해 손목 힘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희동의 진가는 타격에만 있는 게 아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외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정도로 수비의 스펙트럼도 넓다. 그는 "캠프 때부터 전준호 코치님과 함게 외야 수비훈련 많이 했다"며 "몸 사릴 상황이 아니다. 몸 사리고 2군 가는 것보다 허슬 플레이하는 게 낫다. 어머니 유전자를 받아 통뼈라서 괜찮다"고 자신했다. 
끊임없는 경쟁 또한 권희동을 자극하는 요소. 올 시즌에도 외야수 박정준이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뒤 한동안 주전 자리를 잃기도 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그와 같은 오른손 외야수 오정복도 군에서 제대한다. 권희동은 "신인이니까 플레이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 경쟁은 당연한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스스로를 더 강하게 조이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거의 끝 순번에 지명된 권희동이지만 프로 첫 해부터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타율로 설명 안 되는 '영양가 만점' 타격과 수비까지, 야구는 숫자놀음 아니라는 걸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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