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여신’, 배우들이 아까운 지극히 전형적인 사극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8.06 07: 58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시청자들을 끌어안을 강한 한방이 없는 채 지극히 전형적인 사극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경쟁자가 약해 간신히 월화드라마 1위를 이어왔지만, KBS 2TV 의학드라마 ‘굿닥터’의 등장으로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불의 여신 정이’ 11회는 전국 기준 10%를 기록, 첫 방송된 ‘굿닥터’(10.9%)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드라마가 월화드라마 1위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지난 달 1일 첫 방송된 후 처음이다. 총 32회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현재까지 11회가 전파를 타며 아직 중반부에 접어들지 못했다. '사극 여신' 문근영의 출연만으로도 MBC 월화드라마 불패신화를 이어가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이 드라마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불의 여신 정이’는 16세기말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과학과 예술의 결합체인 조선시대 도자기 제작소 분원을 배경으로 사기장 유정(문근영 분)의 치열했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리겠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했다. 유정이 사기장으로 성장하기까지 험난한 운명과 그를 사랑한 두 남자 광해(이상윤 분)와 김태도(김범 분)의 사랑이 주된 이야기다. 현재 이 드라마는 매회 유정이 위태로운 갈등에 휩싸였다가 두 남자의 도움을 받고 벗어나고, 꼬이고 꼬인 짝사랑이 반복되고 있다. 그동안 숱하게 봤던 성공 스토리에 진부한 러브라인, 여기에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전개가 아쉬움을 사고 있다.
다만 유정 역의 문근영의 사랑스러운 매력, 멋진 남자 이상윤과 김범의 열연 등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요인이다. 배우들의 흠 잡을 데 없는 캐릭터 소화력과 빼어난 조화가 안방극장이 이 드라마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때문에 진부하기 그지 없고, 심지어 진부한 전개마저도 쫄깃하게 그리지 못하고 긴장감이 떨어지는 ‘불의 여신 정이’에 대한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가 초반부터 이어지고 있다. 뻔하지만 볼 수밖에 없는 드라마였던 MBC 사극의 힘을 느낄 수 없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11회가 끝난 후 펼쳐진 12회 예고에는 광해가 드디어 태평이라고 알고 있었던 존재가 어린 시절 풋풋한 첫 사랑의 주인공인 유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전개가 진행됐다. 광해가 유정의 진짜 존재를 아는 순간 이후 삼각 관계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일은 자명한 상황. 아직까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불의 여신 정이’가 과연 ‘로맨틱 코미디 사극(로코 사극)’과 흥미진진한 성공 스토리의 장기를 완벽히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mpy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