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7월 말에서 8월초로 접어든 지난 주 디지털 음원 차트에는 예상치 못한 가수들의 노래들이 1,2위를 다투는 다소 의아한 결과가 만들어졌다. 비스트, 에프엑스, 브라운아이드걸스가 동시에 컴백을 하고 에일리, 에이핑크, 다비치 등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남성 힙합 뮤지션 산이(San E)와 여성 5인조 그룹 크레용팝이 인기의 날개를 단 듯 각종 음원 차트에서 기라성 같은 인기 가수들과 당당하게 1위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그들의 노래가 오랜 시간의 노력 끝에 결실로 맺어진 것이어서, 두팀에게는 어느 때 보다 감격적인 순간으로 다가설 듯 하다.
우선 2010년 9월 ‘맛좋은산’으로 가요계에 첫 발을 디뎠던 산이는 ‘천재 랩퍼’라는 극찬과 함께 여러 곡의 디지털 싱글 곡을 발표해 왔지만, 대중적인 인기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그런 가운데 올 4월 말 3년간의 JYP 엔터테인먼트에서의 활동 마감을 알리고, 새로운 소속 회사로 둥지를 틀고 발표한 두 번째 싱글 ‘아는사람 얘기’는 2013년 한국 가요계에 ‘힙합의 대중적 인기 열풍’의 흐름을 잇는 곡으로 듣기 편한 멜로디 라인과 산이의 랩과 보컬이 조화로워 공개되자마자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는 듯 하다.
연초 배치기와 리쌍이 음원 차트를 점령한 후 버벌진트, 긱스, 프라이머리, 아웃사이더로 이어지는 힙합 라인의 강세, 그리고 다이나믹 듀오가 폭발적인 인기로 정점에 오른 시점에서 산이의 등장이 3년의 시간을 기다려온 ‘못다 핀 꽃 한 송이 중고 랩퍼’의 제대로 된 滿開(만개)로 이어질 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크레용팝의 뒤늦은 인기 공세 역시 무서울 정도다. 6월 20일 발표한 ‘빠빠빠’는 지난 주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1위에 오르며 파란을 연출한 바 있는데, 각종 가요 및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직렬 5기통 춤’과 촌스럽기까지 한 의상과 헬멧 등을 선보이며 크레용팝은 뒤늦게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일베’ 사이트 논란으로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따가운 시선이 여전히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도 온라인 상에서 크레용팝의 ‘빠빠빠’를 패러디한 동영상은 계속 올라오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도 그들의 춤과 노래는 점점 많은 인기를 얻으며 발표된 지 한 달이 넘어서 음원 차트 정상을 넘보는 히트곡 대열에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어쨌든 쟁쟁한 인기 가수들의 노래들이 촘촘히 발표되어, 치열한 경쟁이 실시간으로 계속되는 ‘디지털 음원 시대’에 ‘무명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는 산이와 크레용팝의 ‘기대 밖의 선전’이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