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라 피셔·틸다 스윈튼, 남자배역 소화한 마성의 여배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8.06 11: 00

영화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이하 '나우유씨미')'의 아일라 피셔와 영화 '설국열차'의 틸다 스윈튼이 배역의 성별까지 바꾸며 출연, 작품에 대한 열정을 인정받아 화제다.
'나우유씨미'에서 탈출마술의 귀재 헨리 역을 소화한 아일라 피셔와 '설국열차'의 메이슨 역을 맡은 틸다 스윈튼이 원래 시나리오상에는 남성으로 설정돼 있던 배역을 따내며 영화에 대한 남다른 열의를 보인 것.
3초 만에 세계 최대 은행을 통째로 털어 관객에게 나눠준 뒤 더 큰 범행을 준비하는 네 명의 최정예 마술사 포 호스맨과 그들의 진짜 계획을 밝히려는 FBI와의 짜릿한 대결을 다룬 범죄 액션 스릴러 '나우유씨미'에서 피셔는 원래 남성이었던 헨리의 배역을 따내 눈길을 끌었다. 위험천만한 물탱크 탈출 마술과 공중 부양을 소화해 내야 하는 것은 물론, 그 어떤 남성 캐릭터들보다 당차고 대범한 성격으로 쇼를 이끌어나가는 역할이었기 때문.

시나리오를 담당한 에드워드 리코트는 "원래 헨리 역은 남자배우를 염두에 두고 썼지만 작업을 하던 중 피셔를 보고 역발상으로 헨리 캐릭터를 여성으로 설정하는 것이 훨씬 더 흥미롭다고 생각해서 성별을 바꿨다"고 밝혔다.
또한 피셔 역시 "헨리는 아슬아슬한 걸 즐기고 두려움을 모르는 캐릭터다. 나도 이 배역을 맡으면서 여러 가지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피셔는 헨리라는 캐릭터가 가진 대담함을 드러내기 위해 약 400리터의 물이 들어있는 수조에서 쇠사슬로 손발이 묶인 채 장시간 숨을 참고 버텨야 하는 기술은 물론, 맨 몸으로 천장까지 몸을 띄웠다가 공중제비를 하는 등 대역 없이 모든 위험천만한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개봉 이후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설국열차'에서 스윈튼 역시 원래 남성이었던 메이슨 역할을 쟁취하며 관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를 배경으로 인류 마지막 생존 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반란을 담아낸 영화. 스윈튼은 '설국열차'에서 열차를 지배하는 2인자인 메이슨 역을 맡았다.
원래 봉준호 감독은 메이슨이라는 캐릭터를 강한 권력을 지닌 남성 캐릭터로 설정했으나, 칸 영화제에서 만난 스윈튼의 모습에 매료되어 캐릭터의 성별을 바꾸면서 그와의 작업을 원했고 결국 함께 작업을 이뤄낼 수 있었다.
스윈튼은 봉준호 감독에게 화답하듯 영화 속에서 꼬리칸 사람들을 억압하는 악랄한 독재자인 메이슨을 완벽하게 소화해냈고 봉준호 감독의 천재성과 통찰력에 경의를 표하며 내한 기간에도 연일 화제를 모았다.
trio88@osen.co.kr
'나우유씨미', '설국열차'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