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댄수다' 허민 "섹시해졌다고요? 웃기면 감사" [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8.06 16: 35

개그우먼 허민이 '물이 올랐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댄수다'로 사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는 허민은 이 코너를 통해 예전과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친척들도 저인 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한 달 지나고 알았다며. 신인 개그우먼인 줄 알다가 부모님이 말해줘 그 때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댄수다' 이전에 약 4개월간의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 때 교정을 하며 얼굴이 많이 여성스러워 진 것이 한 몫했다. "교정을 하고 많이 갸름해졌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댄수다'는 개그맨 김재욱과 허민이 탱고를 추는 연인으로 등장, 춤과 함께 달콤야릇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웃음을 주는 코너다. 화려한 춤 실력, 커플의 케미, 중간에 등장하는 귀여운 미어캣 동작 등이 웃음 포인트다. 특히 또박 또박 강렬하게 대사를 주고받으면서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댄스가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 댄스를 전문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란다. 나름의 반전이다.

"일주일 내내 연습을 하고 전문적으로 배운 것이라고 예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저희끼리 그냥 동영상을 보고 만든 거거든요. 사실 탱고 동작이 아니라 에어로빅 동작이 많아요. 그런데 그걸 표현으로 탱고처럼 보이게 하는거죠. 사실 그냥 일반적인 춤들이에요. 스탭은 이혁재 선배도 했던 것이란 비슷하기도 하고요.하하. 영상을 참고해서 어디서 본 것 같은 것들을 따와가지고 저희들이 좀 더 새롭게 만든거에요. 최근 엠넷 '댄싱9'에서도 신기한 동작들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 것들에서 다 따와요."
놀랄만한 재창조다. 이는 케미, 즉 잘 맞는 합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재욱 선배랑 합이 정말 잘 맞는다"라는 그에게 이번 코너를 짠 배경에 대해 들려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봉숭아 학당'이 다시 생길지도 모르니까 재욱 오빠가 '뭐 하나 짜자'라고 해서 만든 거였어요. 원래는 아빠와 딸로 생각했었는데, 회의를 하는데 그 때 주변 주유소에서 노래소리가 들려오더라고요. 그 노래 소리에 맞춰 둘 다 들썩 들썩 둘이 춤을 췄죠. 그랬더니 오빠가 '어~우리 춤 추는 걸로 해보자' 이러더라고요. 사실 제가 춤을 좀 추는데 사람들은 몰랐어요(나이트 댄스경연대회 1등 경력). 대부분 귀여운 모습만 알고 계셨죠. 춤을 추다보니 목소리도 좀 섹시하게 해봐 이러고. 그러다가 '좀 더 섹시하게, 섹시하게' 이렇게 발전해서 캐릭터가 만들어졌어요."
이번 역할을 통해 '허민이 이렇게 춤을 잘 췄네'라고 놀라워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그는 근육질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고등학교 3년간 독특하게도 쿵후로 다져진 몸이란다. 이 경험이 이번 코너에서 많이 사용된다고. '찍고 돌리고 아귀 힘으로 버텨 내 발차기' 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이처럼 캐릭터로 탄생했던 것이 발전해 코너가 됐다. 제작진에서 탱고와 현대무용. 두 코너를 합치라고 제안했고, 그로인해 '댄수다'라는 한 코너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코너를 통해 그는 이제 '개콘'의 대표 미녀 개그우먼에 합류하는 영광까지 얻게 됐다. 실제로 '허민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 "귀여운 줄만 알았는데 몸매가 이렇게 좋다니 반전이다', '허민 몸매보느라 시간 다 간다' 등의 네티즌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미녀요? 에이, 저는 친근한 얼굴이에요. 부담스럽게 예쁘지 않아서 그런 말들을 해 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예쁠수록 (연기를 할 때)망가지면 주변에서 안타까운 소리가 나오거든요. 저처럼 어중간하면 그렇지 않아요. 하하."
개콘'에는 미녀 개그맨들이 많다. 그에 대한 경쟁심은 없을까? "저랑 캐릭터가 겹치거나 한다면 경쟁심리가 발동하거나 시기, 질투가 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니까 오히려 서로 다 응원해줘요. '개콘'은 정말 한 가족 같아요."
이번 '댄수다'가 그에게 더욱 소중한 이유는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이미지의 장벽을 깰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그를 하는 사람으로서, 누군가를 웃기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한 발짝 더 나아간 계기가 됐다.
"동안 성인으로 귀여운 이미지를 많이 연기했잖아요. 하지만 이제 제 나이도 20대 후반이고, 좀 더 폭넓은 개그를 하고 싶었는데 이미지가 이미 정해져 버린 듯한 느낌이었어요. 이번이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저도 제게서 섹시한 이미지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비결이요? 아이라인과 딱 붙는 옷이죠. 히히."
섹시하고 여성스러운 옷이 없었다는 그는 '댄수다' 이후 공식석상에서 입기 위해 여성스러운 옷을 대거 샀단다. "번 돈 옷 사는 데 다 쓰는 것 같아요. 하하. 하이웨스트 치마, 딱 붙고 구멍 뚫린 옷을 제가 입을 줄은 몰랐거든요. 매일 박스티에 멜빵 입고 다녔는데 말이죠. '딱 붙는 옷도 나름 어울리는구나'란 생각을 스스로 하기도 해서 신기합니다."
이제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간 그가 입었던 무대 의상은 KBS 의상실에서 가져 온 것이었는데, 직접 전화를 걸어 의상을 협찬 받는데 성공했다고.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직접 전화를 했더니 흔쾌히 의상 협찬을 해 주시겠다고 하더라고요. 저흰 협찬 전화를 보통 개그맨들이 직접 해요. 흐흐. 여름인데 지금 입고 있는 의상이 두껍고 더워보여 좀 더 밝고 가벼운 것을 원했거든요. 새 의상은 좀 더 노출이 있고 타이트해요. 그리고 더 반짝반짝해요. 뭔가 드러나는 것이 더 많아 이제 등살 같은 게 다 보일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댄수다'는 연인이 주고 받는 달달 오글 대사가 인기의 한 요인이기도 하다. 이 범상치 않은 대사를 위해 자기 전에도 끊임없이 생각하고 모든 사물을 보면 코너와 연결시킨단다. 역시 노력 없이 되는 것은 없다. 
"가방을 봐도 창문을 봐도 다 연결시켜 생각해요. 예를 들어 창문을 보면 '창문은 개방적이니까'라는 식이죠. 그런데 수위가 세면 안 되서(15세) 조절하는 게 약간 힘들어요. 농담 삼아 'SNL이면 2년 할 수도 있다' 이런 말도 해요. 적당하게 한 주 짜고 다음 주에 또 짜고 이런 게 아니라, 여러 개를 짜 놓아요. 아이디어를 쟁여놓는 거죠."
허민을 요즘 수식하는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재발견'이다. 소감을 물었다.
"너무 좋아요. 이미지 변신했다는 것이 너무 좋죠. 귀여운 걸로 5년여 동안 해왔는데, 저 스스로도 지쳤거든요. 가장 듣기 좋은 말은요, '개그 잘 하네', '개그로 웃기네'라는 거에요. 지금은 선배들도 그렇고 보는 분들이 표정 연기가 많이 좋아졌다는 등 연기 칭찬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분 좋아요. 개그를 잘한다, 무엇보다 '웃기다'란 말이 가장 기분좋습니다."
예쁘단 말보다 웃기단 말이 더 좋다는 그녀. 천생 개그우먼이다. 그는 어떤 개그우먼이 되고 싶을까?
"큰 한방은 없어도, 빵 터지는 건 없어도 좋은 웃음 주는 개그우먼이 됐으면 좋겠어요. 길게 좋은 웃음을 주는 사람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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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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