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여 전 몸에 맞는 볼을 연이어 던지고 퇴장당한 뒤 8경기 출장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한창 커야 할 유망주에게 꽤 가혹한 징계였으나 그는 징계 기간을 감수하고 1군 전열에 복귀해 데뷔 첫 승도 따냈다. 후반기 들어서는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베어스 2년차 우완 계투 추격조 윤명준(24)은 서서히 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윤명준은 6일 잠실 넥센전서 4-0으로 앞선 5회초 무사 1루서 선발 이재우를 구원해 마운드에 올랐다. 무사 만루까지 위기를 자초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그는 볼을 남발하지 않고 씩씩하게 던지며 승계 주자 한 명의 득점만을 허용한 채 2⅔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두며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팀은 9회 3실점으로 5-4까지 따라잡혔으나 동점은 허용하지 않고 신승을 거뒀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1라운드로 지명되어 기대를 모았던 윤명준은 대학 시절 최고의 에이스로 평가받았으나 두산 입단 후에는 발목 수술 등으로 인해 첫 1년을 사실상 개점휴업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지훈련에서 좋은 구위를 선보이며 계투진에서 필수 요원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으나 전반기서 흔들리며 신뢰를 얻지 못한 윤명준이다.

특히 지난 5월 21일 잠실 넥센전서는 두 개의 몸에 맞는 볼로 벤치클리어링의 발단이 된 동시에 퇴장을 당하며 혹독한 시련을 치렀다. 팀이 4-12로 뒤진 5회초 유한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경고를 받은 뒤 김민성을 다시 맞혀 퇴장당했다. 직전 강정호의 3루 도루와 연관지어 보복성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는 것이 얽히며 중징계를 받았다.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상태에서 8경기 출장 정지는 물론 2군에서도 8경기를 뛰지 못한다는 규약으로 인해 실상 16경기 출장 정지와 다름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후반기 들어 4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는 윤명준은 과감하게 자기 공을 던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6일 경기서도 최고 구속은 144km 정도였으나 슬라이더인지 커브인지 혼동하게 하는 좋은 변화구 구사력을 보여주며 제 잠재력을 보여줬다. 현재 윤명준은 1년 선배 김명성과 함께 계투 추격조로 좋은 활약을 선보이는 중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명원 투수코치는 “성실하고 가진 재능이 많은 투수다. 올 시즌 야구에 대해 깨우친다면 분명 팀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를 비췄다. 전반기 커다란 아쉬움을 사던 윤명준은 이제 스스로 가치를 높이며 후반기 팀 투수진의 귀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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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