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스승의 믿음 속 완전체 타자로 진화중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8.07 07: 00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는 의미의 고사성어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5)이 김시진 감독의 무한신뢰 속에 더욱 더 무서워지고 있다.
올해 들어 롯데 타순은 들쭉날쭉했다. 하지만 손아섭은 예외. 그는 4월 16일 사직 넥센전서 4-7로 뒤진 9회 9번 박기혁 대신 타석에 들어선 걸 제외하면 줄곧 3번 타자로만 뛰었다. 팀내 타자 가운데 가장 신뢰도가 높다는 의미다.
손아섭은 6일 사직 KIA전서 4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 고감도 타격을 선보이며 롯데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손아섭은 1점차 앞선 5회 1사 1,3루서 KIA 두 번째 투수 박경태의 3구째를 밀어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연결시켰다. 주자 모두 홈인. 승부를 결정짓는 영양가 만점의 한 방이었다.

손아섭은 이날 4안타 불방망이를 휘두며 시즌 타율을 3할4푼4리까지 끌어 올렸다. 채태인(삼성)에 이어 타격 2위. 손아섭은 경기 후 XTM과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 "휴식기 때 굉장히 잘 쉬었고 많이  즐기고 스트레스도 많이 풀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아주 중요한 경기에서 우리도 물러설 곳이 없어 서로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김 감독과 박흥식 타격 코치의 한결같은 믿음은 손아섭의 방망이를 춤추게 했다. "감독님과 타격 코치님께서 굉장히 큰 신뢰를 보내주신다. 올 시즌 단 한 번도 희생 번트 사인이 나온 적이 없었다. 감독님의 믿음이 내겐 더 큰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한 타석 한 타석 아주 소중하다".
김 감독은 롯데 사령탑 부임 직후 기동력 강화를 첫 번째 과제로 내세웠다. 지난해까지 주축 타자로 활약했던 홍성흔과 김주찬의 이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뛰는 야구만이 살 길.
김 감독은 "도루 실패를 두려워 하면 안된다. 자신감있는 베이스 러닝은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고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을 주문했다. 그리고 롯데는 지바 롯데 마린스와 라쿠텐 골든이글스 주루 코치로 활동했던 모토니시 아츠히로 인스트럭터를 초청해 기동력 보강에 나서기도.
손아섭은 2011년 13차례 베이스를 훔친 게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이었다. 하지만 6일까지 26차례 도루를 성공시키며 4위에 랭크돼 있다.
그는 "김 감독님께서 '아웃돼도 좋으니 과감하게 뛰어라'고 격려해주셨다. 지금껏 20도루 이상 기록한 적이 없었는데 내게 그린 라이트(자유롭게 도루할 수 있는 권리)를 주셨다. 그러한 믿음 속에 열심히 하다보니 자신감이 커졌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손아섭의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완전체로 진화 중이다. 이 모든 게 김 감독의 신뢰 덕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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