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운드의 '맏형' 권오준(33)이 후배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권오준은 지난 1월 23일 오후 일본 군마현의 게이유 정형외과에서 이토 박사의 집도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내년 시즌 1군 복귀를 목표로 재활 훈련에 몰두 중이다.
이한일 재활군 트레이너는 "(권)오준형이 재활군에 합류한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엄지를 세웠다. 그는 부상 이후 실의에 빠진 후배들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게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각종 훈련 방법을 귀뜸해주기도 한다. 신인급 선수들이 잘못된 자세로 훈련할때면 직접 시범을 보여준다.
이들은 삼성의 극강 마운드를 이끌었던 권오준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집중했다. 장차 삼성 마운드를 책임질 심창민은 "권오준 선배님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나와 비슷한 유형의 투수라서 배울 게 정말 많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러닝 훈련할때도 항상 선두에 있다. 맏형인 권오준이 솔선수범하니까 후배들이 따라올 수 밖에 없다. 고참 선수가 팀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 그야말로 권오준의 따뜻한 카리스마 덕분이다.
그만큼 권오준의 재활 과정도 순조롭다. 이 트레이너는 "팔꿈치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흔히 재활 훈련은 자신과의 싸움이라 표현한다. 이 트레이너는 "자칫하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었는데 오준이형은 그 위기를 잘 극복했다"고 말했다. 현재 20m 거리에서 캐치볼 50개를 소화 중이다. "아주 정상적인 페이스"라는 게 이 트레이너의 설명.
권오준은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당장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그렇지만 어떻게 해서든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다. 삼성 마운드의 '맏형'다운 모습이었다.
순조로운 재활 과정을 밟아 한국시리즈 3연패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게 권오준의 목표다. 삼성 선수들은 올 시즌에 앞서 저마다 모자에 45번(권오준의 등번호)을 적어 놓았다. 삼성 마운드의 '맏형' 권오준이 하루 빨리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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