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이 조용하지만 천천히 달아오르며 화요일 밤의 대표 예능이 됐다. 강호동은 토크쇼의 쇠락이라는 방송계 흐름과 함께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떠나 보내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그의 전매특허 매력은 다시 용솟음친다.
화요일 오후 11시 20분 방송되는 '우리동네 예체능'은 확실히 나날이 자가 발전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체육인 출신 방송인 강호동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자 장기인 스포츠 정신, 승부욕, 건강한 마초적 매력이 발산된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스포츠와 예능의 경계에 있는 특이한 프로그램이다. 예능에 남자 연기자들이 뛰어들어 스포츠에 임하는 분위기가 아닌, 스포츠에 빠진 남자들에게서 예능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이 안에서 강호동은 주축을 이뤄 프로그램의 성격을 만들어낸다. 지난 6일 방송된 18회분에서는 예체능팀이 체육관을 벗어나 야외 전지훈련을 떠난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강호동은 자연스럽게 멤버들을 주도하며 웃음을 이끌어냈다. 덕분에 분명 지난주 패해서 온 전지훈련이었음에도 '예체능팀'의 모습은 시종일관 밝았다.
강호동이 통나무 버너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고기를 왕창 '먹방'하는 모습, 그리고 던지는 "고기는 운동 한 뒤에 먹는 게 제 맛이다"라는 식의 말은 강호동이기에 진정성이 있다. 자신의 파트너인 존박에게 고기쌈을 싸주며 훈훈함을 드러내는 모습에서는 그가 출연했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의 모습도 겹쳐보인다.
강호동이 중심에 있는 예능이지만, 강호동 위주가 아니라는 것도 아이러니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강점이다. 이수근, 조달환, 최강창민 등 멤버들과 게스트들의 편집 분량이 고르고, 특별히 병풍이 되는 멤버도 없다. 멤버들 각자의 매력이 스포츠라는 분야에서 적절히 녹아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다. 그렇기에 멤버들에게서는 어느덧 방송의 테두리를 벗어나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모습이 묻어난다.
탁구, 볼링 등 생활 스포츠를 거치면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이 프로그램은 불 같은 재미나 뜨거운 이슈는 없다. 예능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멤버들의 '멘트'도 센 편이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훈련을 하고 기량을 쌓고 빛을 발하는 스포츠 선수들처럼 '우리동네 예체능' 역시 거북이 같지만, 진정성 있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멤버들이 성장한 것은 단순한 실력은 아니다. 스포츠의 긴장감을 즐기는 법, 연습과 대결을 무서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법 등이다. 이는 강호동만이 할 수 있는, 강호동에게 최적화된 포맷의 예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점점 갈수록 자리 잡고 재미있어진다"는 시청자 반응이 많다. 남자 리얼 관찰 예능이라는 요즘 방송계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면이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은 전국기준 7.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7.0%)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동시간대 1위의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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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