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이 정말 안 좋네요. 생각했던 그림 중에서 최악인데요. 그래도 별 수 있나요. 무조건 해봐야죠".
CJ 엔투스 강현종 감독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2013 LOL 챔피언스리그(이하 롤챔스) 서머시즌 CJ 블레이즈와 CTU의 순위결정전 2-0 승리 후 진행된 8강 추첨식에서 블레이즈가 KT 불리츠를 만나자 좀처럼 긴장의 끈을 늦추치 않았다.
"사실 어떤 팀을 만나도 상관없는데 블레이즈와 프로스트 두 팀 모두 1위를 한 상황에서 나온 대진으로는 제일 좋지 않다"면서 인상을 찌푸린 뒤 "8강을 두 팀이 통과해도 4강전에서 또 서로 만나니 걱정이다. 대진운이 좋지 않다"라고 운명의 신을 원망했다.

8강을 통과할 경우 4강에서 형제팀 대결도 부담이지만 강현종 감독이 가장 부담을 나타내는 부분은 바로 7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리는 '롤챔스' 8강 KT 불리츠와 만남. 지난 시즌까지 KT B팀으로 활동했던 KT 불리츠는 최고 성적이 4강 한 차례지만 이상하리 만큼 CJ 블레이즈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윈터시즌에서 KT 불리츠는 CJ 블레이즈를 상대로 2차례의 대결을 모두 완벽하게 승리를 거뒀다. 강현종 감독이 불리츠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첫번째 12강 풀리그 맞대결서는 0-2, 3-4위전 0-3 등 2전 2패, 세트로는 5세트 연속 패배다. CJ 블레이즈로서는 여간 까다로운 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에는 CJ 블레이즈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강하다. 첫번째 패배는 상대방의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때 당한 패배이고, 두번째 패배는 CJ 프로스트와 4강전 패배 후 2시즌 연속 결승행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한 패배, 즉 제대로 전력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서 붙었다는 점이다.
KT 이지훈 감독은 "CJ 블레이즈나 프로스트 뿐만 아니라 '롤챔스' 8강팀들은 모두 강하다.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라고 섣부른 예측 대신 말을 아꼈다.
'롤챔스' 서머시즌 우승으로 가는 두번째 관문인 8강전서 승자는 누가 될지 '롤챔스'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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