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최고참 박정진(37)이 오뚝이처럼 부활하며 한화 불펜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박정진은 7일 현재 8경기에 나와 1패1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재활을 마치고 1군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그는 아직 전성기 만큼은 아니지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88, 피안타율 1할5푼4리에 8이닝 8탈삼진으로 위력적인 투구내용을 자랑하고 있다.
박정진의 가세 이후 한화 불펜도 점차 안정감을 찾아 가고 있다. 마무리 송창식에게만 의존하던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며 박정진·김광수·윤근영 등 여러 투수들이 중요할 때 기용되고 있다. 김응룡 감독도 "박정진이 재활을 마치고 얼마 안 됐는데 이 정도로 할 줄 몰랐다. 8회까지 이기고 있으면 아주 든든하다"고 웃었다.

박정진은 "불펜이 안정된 건 나 때문이 아니다. (송)창식이가 초반에 많이 잘 해줬고, (김)광수랑 (윤)근영이도 잘 해주고 있는 덕분이다. 광수가 투수조장이라 내가 나서서 하는 것은 없다. 송창현·조지훈 등 어린 선수들에게 기술적인 것보다 어떻게 1군에 적응하는지를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박정진은 6월까지 재활군과 2군에 있었다. 어깨 통증이 생각보다 오래 간 탓이었다. 그는 "주위에서는 나이 때문에 볼 스피드가 줄었다고 했지만 난 원래 한 번 재활에 들어가면 길어지는 스타일이다. 급하게 하는 성격이 아니다"며 "2군에서 스피드가 나지 않아 많이들 걱정하셨는데 1군에 오니까 스피드가 나더라"고 웃었다.
그렇다면 갑자기 왜 어깨에 이상이 생긴 것일까. 박정진은 "나도 모르게 지난 3년간 지쳐있었던 것 같다. 비시즌 동안 운동량도 많이 가져가면서 탈이 났다. 시즌 후 FA도 있고, 감독님 부임 첫 해라 무리한 게 오버페이스가 되고 말았다"며 "초반에 팀이 안 좋을 때 미안했다. 전화로 창식이와 광수에게 '버텨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박정진은 "지금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요즘 팔 각도가 높아진 것도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렇다"며 "하지만 부상이 완전히 나았고 90% 정도 몸 상태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타이트한 상황에 나갈 때 부담이 있었는데 이제는 창식이와 광수, 근영이가 있으니 편하다"고 후배 구원투수들을 한껏 치켜 세웠다.
박정진은 한 때 방출 대상자로 분류될 정도로 선수 생활의 고비가 있었다. 2009시즌 후 팀을 떠날 뻔했지만 한대화 전 감독이 구단에 잔류를 요청하며 살아남았다. 그는 보란듯 재기에 성공하며 오뚝이처럼 일어서 한화의 필승맨이 됐다. 이번에도 박정진은 위기를 극복했고, 한화 불펜을 살리고 있다. 오뚝이 박정진이 이끄는 한화 불펜의 부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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