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영화 ‘뫼비우스’가 세 번의 편집과 심의 끝에 제한상영가 판정이 철회되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내려진 것과 관련해 심경을 고백했다.
김 감독은 7일 오후 “두 번의 제한상영가로 영화 ‘뫼비우스’의 주제를 전하는데 심장 같은 장면을 약 3분 잘라 내고서야 청소년불가를 받았습니다”라며 “이 영화를 온전히 보고 싶어 하는 관객 분들께 죄송하고 아직까지 제가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고민은 한국사회에서 음란하고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영등위의 판단이 많이 아쉽지만 간절하게 개봉을 기다리던 스태프, 배우들에게는 예정대로 9월 초에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 다행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번 일련의 ‘뫼비우스’ 등급 판정 과정과 관련해 섭섭한 마음 또한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세 번의 심의과정에서 성에 대해서는 엄격한 반면 잔인한 폭력 살인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며 “천 개 이상 극장에서 하루에도 수십만이 보는 데 그냥 둬도 십만도 볼까말까 한 ‘뫼비우스’의 심장을 이렇게 차갑게 도려내시니 많이 섭섭합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것이 제 영화와 저를 보는 변하지 않을 그들의 시선이겠지요”라며 아쉬움과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이제 ‘뫼비우스’는 제 손을 떠났고 이 영화를 보게 하는 분들과 원판을 보고 싶은 관객들과의 문제”라며 “세 번째 재심의에서나마 청소년불가로 상영을 허락해주신 영등위에 감사드리며 성과 폭력에 대한 기준을 알았으니 다시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조심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인생은 풍경입니다. 빛을 알려면 어둠을 알아야 하고 밝음과 어두움이 같은 색임을 알 때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한 SNS 이용자가 올린 “‘그 잔인한 대략학살극이 그려지는 영화는 15세 관람가...폭력에는 관대하고 성에는 편협하고...뫼비우스는 상영조차 금지..역겹다 이런 사회..”라는 글로 자신의 심경을 대신 전했다.
앞서 김 감독의 ‘뫼비우스’는 영등위으로부터 "주제와 폭력성, 공포, 모방 위험 부문에서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직계 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 표현이 있다"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이에 김 감독은 "대한민국 성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재분류 신청을 요청했고, 영등위의 지적을 받은 장면을 삭제 편집한 후 재심의 신청을 했지만 또 한 번 같은 결과를 받아 들었다. 이에 김 감독은 세 번째 편집을 감행했고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영등위의 등급 판정과 상관없이 김 감독은 기자, 평론가, 문화계 인사 등 영화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찬반시사회를 열어 30%가 반대하면 개봉을 포기하겠다는 의사 역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찬반시사회에서는 80% 이상이 개봉 찬성 의사를 밝히며 김 감독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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