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여신 정이’, 정답은 역시 로맨스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8.07 15: 46

역시 정답은 로맨스였다.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극본 권순규, 이서윤 연출 박성수, 정대윤)가 남녀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로맨스에 서서히 시동을 걸며 그간 시청자들이 던졌던 답답함과 우려의 시선을 조금은 씻어낸 듯 보인다.
지난 6일 방송된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태평이가 한 시도 잊지 못했던 정이(문근영 분)임을 알아챈 광해(이상윤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광해는 두 사람의 정체를 알아차린 후 분노했다. 그는 태도를 불러 “어찌하여 너를 밝히지 않았느냐. 정이 때문이었냐. 태평이가 정이임을 감추기 위해서였느냐”며 “나를 속인 너를, 정이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태도는 “정이에게는 잘못이 없다. 내가 그리 하라 했다. 나를 벌하여 달라”라고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광해는 그런 태도에게 “내가 안다는 것을 정이에게 말하지 말거라. 이것이 내가 너에게 내리는 벌이다”라며 자신이 정이의 정체를 알게 된 것에 대해 함구할 것을 명령했다. 정이 스스로 자신에게 고백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한 것.
이후 과정에서 광해와 정이의 설렘 가득한 로맨스 장면들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함께 흙을 반죽하고, 물레질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광해의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광해는 도자기를 빚기 전 목욕재계를 하기 위해 폭포 근처로 정이를 데려갔고, 갑작스러운 상반신 노출로 정이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뿐만 아니라 “거기 있느냐”라고 물으면 “네 태평이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화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정다운 모습은 묘한 설렘을 자아냈다.
물레질을 하면서도 두 사람의 화학반응은 계속됐다. 정이는 광해와 함께 도자기의 모양을 빚다, 문득 설렘을 느끼며 부끄러워했고, “이제 혼자서 만드시라”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광해 역시 그런 정이를 보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느꼈다.
유난히 광해와 정이가 함께 보내는 장면이 많았던 6일 방송분에 대해 시청자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유독 뚝뚝 끊기는 편집과 다소 진부한 느낌이 없지 않았던 스토리의 중심에 광해와 정이의 로맨스가 비중 있게 등장하며 큰 재미를 줬다는 것. 시청자게시판이나 '불의 여신 정이'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어제는 정말 재미있었다", "너무 설렌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나가주길", "간만에 정이 좋았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며 주인공들의 로맨스 장면에 대해 호평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 시청자의 특성상 한국 드라마에서 로맨스는 죽어가는 작품을 살리기도 하고, 잘 나가던 작품에 옥에 티를 남기기도 하는 영향력이 큰 요소다. KBS 2TV '최고다 이순신'이 한동안 답답하다는 비판을 들었던 것도, 최근 종영한 JTBC '무정도시'가 주를 이루는 호평에도 어색한 로맨스에 대해서만큼은 혹평을 들었던 것도 드라마 속 로맨스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물론 로맨스가 전부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시청자들의 반응을 본다면 '불의 여신 정이'에서 만큼은 적절한 로맨스가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큰 요소 중 하나라고 말해도 무리는 없을 듯 하다.
eujenej@osen.co.kr
'불의 여신 정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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