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땡볕에 내몰린 e스포츠팬들...아이파크몰, 나몰라라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8.07 16: 22

"인간중심적 생활문화 공간의 창조를 통해 현대산업개발은 보다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현대산업개발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나타나는 정몽규 회장의 인사말은 허울 뿐이던가? 최근 공정거래위로부터 ‘인테리어비용 부당전가’로 고발당한 재계 49위 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이 이번에는 청소년 팬들을 33도가 넘는 땡볕으로 내몰았다.
7일 오후 33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00명이 넘는 팬들이 오후 2시 경 경기장 주변 옥외 공간에 모여 있었다. 그야말로 불볕더위를 피할 그늘조차 제대로 없는 뙤약볕 아래로 내몰린 것. 평상시 같으면 실내에서 느긋하게 경기를 기다렸겠지만 하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을 골라 오뉴월 뙤약볕 아래로 쫓겨나갔다.

오전 10시 30분경 가장 먼저 도착했다는 한 팬은 "인기팀인 CJ 블레이즈가 KT 불리츠와 벌이는 8강전이라 일찍 도착했는데 오자마자, 건물쪽에서 나가서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라며 "그나마 비가 안와서 다행이에요. 비가 오면 옥상에서도 못 기다리게 해요. 월요일 같은 경우는 600명 정도가 건물 위아래를 왔다갔다했어요"라며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오후 3시가 넘어 400명 이상의 팬들이 몰렸음에도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몰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특히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습해 뙤약볕 아래 장시간 노출되면 일사병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자신들은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산업개발측은 "우리가 팬들을 내보낸게 아니라 이 건물을 관리하는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몰쪽에서 안전문제로 관람객들을 밖에서 대기하게 한 것"이라며 "사무공간측에서 민원이 들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속이 타는 것은 '롤챔스' 주관사인 온게임넷측도 마찬가지. 온게임넷 관계자는 "팬들이 행여 이 더위 속에 탈이라도 날까봐 걱정이지만 아이파크몰과 조율이 되지 않고 있다. 더 이상 팬들을 세워 둘 수 없어 대기 순번표를 빨리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팬들이 두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상생'의 도는 없는 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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