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한 수 밑으로 평가받는 수원 FC와 FA컵 8강전에 총력을 가동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리는 2013 하나은행 FA컵 5라운드(8강)에 사실상 베스트 11을 출전시켰다. 최강희 감독은 최전방에 이동국을 내세우고, 2선에서 이승기와 박희도, 티아고가 지원하게 했다. 중원은 서상민과 정혁이 지키며, 수비라인은 김기희, 정인환, 윌킨슨, 이재명으로 구성됐고, 골키퍼는 최은성이 맡았다.
레오나르도가 선발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베스트 11으로 봐도 무방한 선발 명단이었다. 전북이 불과 3일 뒤 울산 현대와 원정경기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개가 갸우뚱 거릴 수 있는 선발 명단이었다. 특히 이날 경기가 열리는 전주의 기온은 국내에서 최고 높은 37.4도를 기록하는 등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최악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전북의 선택은 단순히 한 두 경기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온 것이었다. 최근 이동국과 케빈을 내세운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던 전북이 이날 4-2-3-1과 4-1-4-1 포메이션을 시험 가동한 것.
최강희 감독은 "리그에서도 4-2-3-1과 4-1-4-1을 가동해야 한다. 케빈과 이동국 투톱이 잘하고 있지만, 상위 스플릿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러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경기부터 오늘, 그리고 울산전까지 연계해서 준비를 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1.5군을 투입할까 했지만, 차라리 초반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원 FC의 활약도 이유가 됐다. 전남 드래곤즈와 수원 FC의 FA컵 16강전 영상을 분석했다는 최강희 감독은 "전남전 경기를 봤는데 전반전에 3골을 넣는 장면이 예사롭지 않았다. 축구는 종이 한 장의 차이인 만큼 처음에 경기가 꼬일 수도 있다. 의외성이 충분히 있고,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강희 감독은 "무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기를 통해 체력소모를 줄이면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수 있다. 체력을 70~80%만 쓰고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 오늘 경기를 통해 그런 능력을 배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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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