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 작으면 스피드로 승부하겠다.”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의 출사표다. 오리온스는 7일 고양체육관에서 서울 SK 나이츠와 연습경기를 펼쳤다. 부상에서 회복중인 최진수와 김동욱, 외국선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용됐다. 미국에서 돌아온 전태풍도 컨디션을 점검했다. 대등한 승부를 펼치던 오리온스는 91-99로 패했다.
오프시즌 오리온스의 눈에 띄는 변화는 가드진이다. 추일승 감독은 지난 시즌 전자랜드의 주전가드 이현민을 영입했다. 부동의 주전 전태풍과 역할분담은 어떻게 할까. 추 감독은 “전태풍도 나이가 있다. 리그 후반기로 갈수록 힘들어했다. 결국 중요한 건 플레이오프인데 체력부담으로 힘을 못 썼다. 이제 이현민과 골고루 뛰면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태풍과 이현민이 서로 출장시간을 나눠 가지는 것일까. 꼭 그렇지 않다. 연습경기서 추일승 감독은 두 선수를 동시에 쓰는 투가드를 계속 시험했다. 단신가드 두 명이 동시에 뛰면 수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다들 신장이 작다고들 하시는데 역발상을 했다. 두 선수를 스피드에서 상대할 수 있는 팀은 없다. 적어도 공격에서 장점이 크다”고 했다.
이현민과 전태풍이 동시에 뛰었을 때 오리온스 공격흐름은 좋았다. 이현민의 날카로운 패스와 전태풍의 돌파가 나름 조화를 이뤘다. 특히 전태풍은 체격과 힘을 이용해 198cm의 선수를 상대로 골밑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추 감독은 “(전)태풍이 4번 시켜야겠네?”라고 농담을 던졌다. 전태풍은 “감독님 안돼요”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김동욱과 최진수의 부상회복속도도 좋다. 추 감독은 “김동욱은 다음 주면 팀 훈련에 합류할 전망이다. 최진수는 아직 재활과 개인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야간에 슛 연습을 시키고 있다. 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 시즌 목표를 묻자 추일승 감독은 “저번보단 잘해야죠. 최소 4강 이상은 가야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지난 시즌 6강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