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발 투수가 초반 타선 지원 중 71.4%에 달하는 점수를 상대에게 헌납한 어려운 경기. 게다가 상대방의 동점 투런까지 나오며 어려운 경기가 펼쳐졌다. 그러나 타선은 그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4번째 선발 전원 안타로 화력을 과시한 두산 베어스는 잠실구장을 불태웠다.
두산은 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서 장단 15안타로 11득점하며 11-7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전적 49승2무38패(3위, 7일 현재)를 기록하며 4위 넥센과의 격차를 한 경기 반 차로 벌여놓았다.
사실 이날 경기는 굉장히 어려웠다. 나아질 것이라 믿었던 외국인 투수 데릭 핸킨스가 3이닝 동안 6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2개) 5실점으로 1,2회 타선이 벌어다 준 7점을 무색하게 했기 때문. 뒤를 이은 사이드암 변진수도 다시 불안정한 제구를 보여주며 위기를 자초해 두산은 선발 요원인 투수진 맏형 김선우를 출격시켰다. 이미 두산은 7일 경기 후 이틀 간의 휴식기가 있는 만큼 일단 김선우를 롱릴리프 아르바이트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계투가 익숙지 않던 김선우도 5회 김민성에게 좌월 동점 투런을 내주며 흔들렸다. 믿었던 두 명의 선발 요원이 경기를 만들어가지 못하며 계투진의 부하가 우려된 순간. 결국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면 두산은 1,2점 총 7점을 뽑고도, 그리고 투수들을 쏟아붓고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6일까지 팀 홈런(66홈런, 4위)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한 두산 타선은 강했다. 특히 5회에는 오재원의 몸에 맞는 볼과 이원석의 2루 내야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든 뒤 양의지의 적절한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었고 김재호의 좌익수 방면 결승 적시타, 이종욱의 2루 땅볼로 2점을 얻었다. 두산은 뒤이어 6회 양의지의 2타점 중전 안타로 추격권에서 다시 벗어나는 저력을 과시했다.
타선 폭발과 별개로 행운도 따랐다. 6회초 일찍 등판한 셋업맨 홍상삼은 첫 타자 장기영을 상대로 불안정한 제구를 보였고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내줬으나 우익수 정수빈-2루수 김재호로 이어진 재빠른 중계 플레이로 장기영의 3루 횡사를 이끌었다. 그와 함께 홍상삼은 안정을 찾으며 무실점투를 선보였다.
선발 투수의 도움 없이 공격력에 모든 것을 거는 일은 대단한 도박이다. 말 그대로 밑 빠진 독의 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더 많은 물을 부어 독에 물을 채워야 한다. 그런데 7일 두산 타선은 못 버틴 핸킨스의 불안한 투구를 상쇄하며 이를 현실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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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