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덕수고 후배들아, 기를 다시 다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8.08 06: 01

"후배들아, 이번에는 나에게 기를 다오".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민성(25)이 타격 부진을 하루만에 털어냈다.
김민성은 지난 6일 잠실 두산전에서 4번의 찬스를 무산시키며 무려 10명의 잔루를 남겼다. 다음날 만난 김민성 본인조차 어이없어 할 만한 아쉬운 플레이였다. 팀은 이날 결국 4-5로 패했다.

요즘 잘나가던 김민성이 하루에 극도의 부진을 보여주자 다음날 넥센 덕아웃은 여기저기서 그 원인을 찾았다. 경기를 앞두고 민병헌에게 배트를 준 것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 하나는 같은 날 치러진 덕수고-야탑고의 청룡기 결승전이었다.
김민성은 7일 경기를 앞두고 "어제 결승전 경기 잘 치르시라고 감독님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김민성이 덕수고 재학 시절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코치로 그를 가르쳤다. 김민성의 응원에 힘입은 덕수고는 야탑고를 13-5로 꺾고 청룡기 2연패를 달성했다.
김민성은 "후배들에게 전날 내 기를 줬으니 오늘은 내가 그 기를 다시 받아야 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물론 상관없는 일로 치부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자신 때문에 팀이 졌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거운 듯 했다.
이날 김민성은 1회 볼넷, 4회 안타에 이어 팀이 5-7로 뒤진 5회 2사 1루에서 김선우를 상대로 좌측 펜스를 크게 넘어가는 비거리 120m짜리 대형 투런을 쏘아올리며 7-7 극적인 균형을 맞췄다. 결국 팀이 7-11로 다시 패하기는 했어도 '반짝 활약'이라는 오해를 풀 수 있는 맹타였다.
올 시즌 김민성은 2007년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규정 타석을 채우고 있다.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당당하게 주전 3루수로서 팀의 전력에 보탬이 되고 있는 그는 스스로도 한 타석 한 타석에 욕심을 내며 최고의 시즌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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