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주군의 태양' 소지섭·공효진, 달콤살벌 로코연기 통했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08.08 07: 22

망가져도 사랑스러운 배우 공효진과 까칠해도 멋있는 배우 소지섭이 최상의 로맨틱코미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공효진의 물오른 로맨틱코미디 연기는 호러와 만나 더 재미있어졌고, 오랜만에 가벼운 역할을 맡아 까칠한 매력을 드러낸 소지섭은 '까도남(까칠하고 도도한 남자)' 신드롬을 예고했다.
지난 5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진혁)이 재미있고 슬프면서도 무서운,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전개로 방송 초반부터 시선을 꽉 잡았다. 더불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듯 척척 들어맞는 공효진과 소지섭의 찰떡궁합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날 방송된 '주군의 태양'에서는 귀신 보는 능력을 가진 태공실(공효진 분)과 인색하고 오만방자한 복합쇼핑몰 사장 주중원(소지섭 분)이 처음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고시텔에서 잡무를 도우며 생활하고 있는 태공실은 귀신들의 부탁을 들어주며 피곤한 생활을 하고 있었고, 돈 앞에 피도 눈물도 없는 주중원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짓밟으며 사업 확장을 위해 힘썼다.

고시텔에서 만난 할머니 귀신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빈소를 찾아갔던 태공실은 빗길에서 주중원의 차를 얻어 탔고, 그와 신체접촉이 이뤄지면 귀신들이 보이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반면 자기중심적인 주중원은 그런 태공실을 정신병자로 오해하며 끔찍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태공실은 주중원을 찾아갔다가 톱스타 태이령(김유리 분)과 결혼하는 유명 축구선수 유혜성(진이한 분)을 만났고, 그의 죽은 연인 김미경(송민정 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계속 주위를 맴돌 수밖에 없었다.
결국 태공실은 주중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혜성의 결혼식 날 그를 찾아가 김미경의 마음을 전했고, 유혜성은 죽은 연인의 마음을 깨닫고 태이령과의 결혼을 파기한 후 그가 원하던 축구를 계속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주중원은 이 사건으로 단단히 화가 났다. 유혜성의 결혼을 통해 그의 쇼핑몰을 홍보하려했지만 태공실로 인해 예식이 취소됐기 때문. 결국 주중원은 결혼을 포기한 유혜성에게 악담을 퍼부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남다른 능력으로 주중원의 비밀을 알게 된 태공실이 주중원의 품에 안겨 잠드는 모습이 그려지며 두 사람의 관계 변화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동안 드라마 '파스타', '최고의 사랑' 등 로맨틱코미디를 통해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공효진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연기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밤낮없이 보이는 귀신 때문에 피곤에 지쳐 다크서클이 뺨까지 내려오고, 머리는 산발이 됐지만 어느 작품에서보다도 '공블리'라는 별명답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했다. 귀신을 보고 겁에 질린 표정부터 그들에게 시달리느라 지쳐 피곤한 눈빛과 음침한 분위기, 그리고 소지섭을 만나 반짝이던 모습까지 공효진의 자연스럽고 섬세한 연기가 캐릭터의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했다.
주로 헌신적이고 정의로운, 강직하고 무거운 인물을 연기해왔던 소지섭은 까도남의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사업과 돈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감정과 추억은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준 사람에게 거침없이 악담을 퍼붓는 모습은 냉철하면서도 코믹함이 배어있어 묘한 매력을 풍긴다. 마치 지난 2010년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 분)을 생각나게 하며 앞으로 큰 폭의 감정변화를 겪을 주중원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공효진과 소지섭의 호흡 또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이선균, 차승원 등 어떤 배우와 만나도 최상의 그림을 보여주는 공효진은 소지섭과 만나 더욱 사랑스러워졌고, 두 사람의 조합은 작품을 보는 재미도 두 배로 높였다. '최고의 사랑'에서 구애정(공효진 부)이 자기밖에 모르던 무한 이기주의 독고진(차승원 분)을 변화시켰듯, 오만방자한 주중원이 수상한 여자 태공실을 만나 어떻게 변하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로코퀸'이라는 명성다운 공효진의 섬세한 연기와 중독성 강한 소지섭의 매력이 '주군의 태양'을 얼마나 사랑스럽고, 재미있게 만들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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