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주군의태양’, 입추더위-‘너목들’ 아쉬움 날려버렸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8.08 07: 27

SBS 새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여기저기서 귀신이 튀어나와서 가슴을 철렁이게 했고 공효진이 소지섭에게 “같이 자고 싶어요”라고 했을 땐 웃음이 터졌고 진이한이 죽은 연인 송민정과 손을 마주했을 때는 마음을 울컥하게 했다.
지난 7일 방송된 ‘주군의 태양’(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진혁) 1회분에서는 태공실(공효진 분)이 자꾸만 자신 앞에 나타나는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다 주중원(소지섭 분)이 귀신들을 사라지게 해줄 유일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주중원의 곁에 머물려고 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주군의 태양’은 인색하고 오만방자한 남자와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눈물 많은 여자의 영혼 위로 콤비플레이를 담은 로코믹 호러. 첫 방송은 말 그대로 ‘파격’, ‘충격’, ‘달달’이었다.

◆ 오싹 귀신 비주얼 충격
초반부터 시청자들은 준비할 새도 없이 귀신들을 맞아야 했다. 그래서 그 충격은 배가됐고 섬뜩한 비주얼이 오싹함을 선사했다. 때아닌 입추 열대야에 시달리던 시청자들은 예고 없이 나타난 귀신 덕에 더위를 한 번에 날려버렸다.
무엇보다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리얼했다. 마치 영화 ‘사일런트 힐’에서나 나올법한 귀신들이었다.
귀신을 보는 태공실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귀신에 대한 공포 때문에 불안해하며 404호를 청소하러 갔다. 그러나 이때 옷장 위로 나타난 소복을 입은 할머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얼굴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철렁이게 했다.
귀신들의 등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태공실이 중원의 차를 얻어 타고 가다 만난 귀신은 머리가 산발에 얼굴 한쪽 광대와 눈이 푹 꺼져 있었다. 또한 도끼로 얼굴이 찍혀 피가 나는 귀신, 한쪽 눈이 비정상적으로 큰 귀신, 목이 돌아간 귀신, 얼굴이 상처투성인 귀신 등이 연이어 나타났다.
귀신들의 첫 모습은 기겁할 정도였지만 점차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사람의 형체로 변해 시청자들을 안심시키며 재미를 선사했다.
◆ ‘너의 목소리가 들려’ 종영 아쉬움 한 방에 날려버린 로코믹 호러
역시 홍자매와 진혁 PD다운 스토리와 연출이었다. 보통 귀신이 나오는 드라마들은 무겁거나 코믹하지만 ‘주군의 태양’은 로코믹 호러라는 복합장르 드라마답게 무서울 때 무섭고 웃길 때 웃기고 슬플 때 슬픈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진혁 PD의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연출력과 로맨틱코미디의 대가 홍자매의 톡톡 튀는 필력이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냈다.
홍자매는 태공실을 자꾸만 나타나는 귀신 때문에 잠을 못 자다가 주중원을 만지면 귀신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 주중원 곁에 머물려는 독특한 캐릭터로 설정했다. 여기에 사랑스러움을 불어넣어 러블리한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또한 주중원은 자신에게 달라붙는 태공실을 떼어내려고 하는 거만한 캐릭터로 만들어 두 사람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 에피소드로 재미를 선사했다.
진혁 PD는 계속해서 바뀌는 장르에 따라 그에 맞는 영상미와 효과로 몰입도를 최대한 높였다. CG를 20~30% 정도만 사용, 70~80%의 분장만으로 귀신을 리얼하게 연출, 충격적인 비주얼로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또한 두 주인공들이 기본적으로 호연을 펼친 가운데 진혁 PD는 ‘공블리’ 공효진과 ‘소간지’ 소지섭이 만나는 신에서는 두 사람으로부터 로맨틱 코미디 감정과 매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흥미진진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복합장르의 드라마는 자칫 잘못하면 작품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만 무섭고, 웃기고, 슬픈 감정을 확실하게 담아내며 재미와 감동을 살린 ‘주군의 태양’.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이어 수목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kangsj@osen.co.kr
SBS ‘주군의 태양’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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