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5이닝 이상’ 류현진, 비교대상은 11명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08 06: 51

류현진(26, LA 다저스)의 순항이 계속되고 있다. 특유의 꾸준함을 바탕으로 벌써 10승 고지에 올라섰다. 꾸준하게 이닝을 잡아먹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 비교대상은 내셔널리그를 통틀어 11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기록도 잡힌다.
류현진은 지난 3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일찌감치 10승 고지를 밟았다. 한국인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에 10승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현재까지의 성적은 10승3패 평균자책점 3.15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음은 물론 올 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등 자신의 이름을 빅리그에 널리 알리고 있다.
현지에서 이런 류현진에 가장 높은 평가를 내리는 부분은 바로 꾸준함이다. 설사 부진한 경기에서도 조기 강판되는 일 없이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책임은 다한다는 것이다. 실제 류현진은 올 시즌 21경기에서 134⅓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평균 6⅓이닝 정도다. 류현진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는 내셔널리그 전체에서 27명에 불과하다. 이 중 류현진과 같이 21경기를 던진 투수는 클리프 리(필라델피아·149⅔이닝), 줄리스 샤신(콜로라도·135이닝) 두 명 뿐이다.

한편으로는 조기강판이 없었다. 보통 선발투수가 소화해야 할 '최소한'의 수치는 5이닝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5이닝은 던져야 승리투수 요건도 갖출 수 있다. 그런데 류현진은 올 시즌 선발 등판 21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현지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것도 올 시즌 처음으로 MLB 무대를 밟는 루키라면 더 그렇다.
그렇다면 올 시즌 전체 등판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는 리그에 몇 명이나 될까. 류현진의 출전 경기수인 21경기 이상에 나선 선수로만 따지면 류현진까지 12명에 불과하다.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선두인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다승 공동 선두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가  24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진 것을 비롯, 패트릭 코빈(애리조나), 맷 하비(뉴욕 메츠), 마이크 마이너(애틀랜타, 이상 23경기) 등 쟁쟁한 투수들만이 이 기록을 가지고 있다.
류현진과 신인왕 대결을 벌이고 있는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는 지난 6월 29일 오클랜드전에서 1⅔이닝 5실점으로 이가 빠져 있다.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역시 시즌 초반 세 차례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기억이 있다. 그 외 제프 로크(피츠버그),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등 평균자책점 10위 내에 있는 선수들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기가 한 번씩은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를 기준으로 선발 25경기 이상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운 선수는 11명에 불과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류현진도 이런 꾸준함의 상징에 도전해 볼만 하다. 최근 초반 난조로 투구수가 다소 불어나고 있지만 스스로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보완이 기대된다. 돈 매팅리 감독의 절대적인 믿음도 조기강판에 대한 가능성을 낮추는 하나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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